손절 걸어놨는데 왜 그 가격에 안 팔렸을까?
발동가는 조건이고 체결가는 호가창이 정합니다. 발동과 체결 사이에 무엇이 끼어드는지 증상별로 확인합니다.
| 확인할 것 | 규칙 |
|---|---|
| 발동가(트리거 가격) | 내가 입력합니다. 주문을 발동시키는 조건이고, 체결 가격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
| 주문가 | 스탑리밋에서만 내가 입력합니다. 이보다 나쁜 가격에는 팔리지 않습니다. |
| 체결가 | 호가창이 정합니다. 발동가와도 주문가와도 다를 수 있습니다. |
| 스탑마켓 | 발동은 보장하고 가격은 보장하지 않습니다. 잔고가 모자라면 취소되기도 합니다. |
| 스탑리밋 | 주문가 아래로는 안 팔리지만, 체결 자체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
| 기준가 | Last·Mark·Index 중 무엇으로 판정하느냐에 따라 같은 차트에서도 발동 여부가 갈립니다. |
| 청산 | 선물에서는 손절과 별개로 돌아가는 절차입니다. 먼저 도착하면 손절 주문은 만료됩니다. |
1. 발동은 됐는데 안 팔렸다면 계좌에 남은 상태부터 갈라놓는다
2. 주문 이력부터 연다: 증상마다 답이 있는 화면이 다르다
3. 주문 화면에서 만나는 용어 정리
4. 주문 하나에 숫자가 셋인데 마지막 하나는 내가 못 정한다
5. 발동 기록이 아예 없을 때, 조건을 판정한 가격이 따로 있다
6. 기준가를 안 건드렸다면 주문 유형이 정한 기본값으로 걸려 있다
7. 거래소마다 이 주문을 어떤 이름과 형태로 내놓나
8. 발동된 순간부터 손절은 그냥 보통 주문이 된다
9. 발동가와 한참 다른 가격에 팔렸을 때 스탑마켓이 낸 주문
10. 스탑마켓과 스탑리밋이 각각 어디까지 보장하나
11. 손절 대신 청산으로 끝났을 때, 그리고 현물에는 없는 절차
12. 주문이 통째로 사라졌을 때 확인하는 잔고와 보호 임계값
13. 비슷한 자리에 손절이 몰리면 어떤 순서로 이어지나
14. 제출 이후 최고가를 따라가는 손절, 짝으로 걸린 손절, 일부 수량 손절
15. 손절 주문이 하는 일과 하지 않는 일
손절을 걸어두고 자리를 비웠다가 나중에 계좌를 열어보면 화면이 예상과 다를 때가 있습니다. 분명히 그 가격을 지나갔는데 코인은 그대로 있거나, 팔리긴 했는데 내가 적어 넣은 숫자와 한참 떨어진 가격에 찍혀 있거나, 주문 목록에서 아예 사라져 있기도 합니다. 이럴 때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거래소가 이상하다는 쪽인데, 대부분은 주문이 원래 그렇게 동작한 결과입니다. 손절 주문 화면에 적어 넣는 숫자는 “이 가격이 되면 주문을 내라”는 조건입니다. “이 가격에 팔아 주겠다”는 약속까지는 아닙니다. 조건이 성립한 다음에 벌어지는 일은 호가창이 정하거든요. 이 글은 발동과 체결 사이에 무엇이 끼어드는지를 증상별로 따라갑니다. 손절을 어디에 걸어야 하는지, 몇 퍼센트가 적당한지는 다루지 않습니다. 그건 각자 판단할 일이고, 여기서는 내가 넣은 숫자가 무엇을 정하고 무엇을 못 정하는지만 정리합니다.

1. 발동은 됐는데 안 팔렸다면 계좌에 남은 상태부터 갈라놓는다
손절이 걸려 있었는데 결과가 이상하다면, 계좌에 남아 있는 상태는 몇 갈래로 갈립니다. 갈래마다 원인이 다르고, 확인해야 할 화면도 다릅니다. 그래서 “왜 안 팔렸지”를 한 덩어리로 묻는 대신 지금 내 계좌가 어느 갈래인지부터 갈라놓고 시작하는 편이 빠릅니다.
첫째, 주문이 미체결로 아직 살아 있다
미체결 주문 목록에 손절 주문이 지정가 형태로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발동은 정상적으로 됐고, 발동된 주문이 호가창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체결이 안 됐습니다. 스탑리밋을 걸었을 때 가장 흔하게 나오는 결과입니다. 이 상태에서는 코인이나 포지션이 그대로 남아 있고, 주문도 살아 있으니 나중에 가격이 다시 올라오면 그때 체결될 수도 있습니다.
둘째, 일부만 체결되고 나머지가 남았다
체결 내역에는 매도 기록이 있는데 수량이 내가 걸어둔 수량보다 적은 상태입니다. 그 가격대에서 받아 줄 반대편 수량이 모자랐을 때 이렇게 됩니다. 남은 수량은 주문 목록에 계속 걸려 있거나, 거래소 처리 방식에 따라 다른 형태로 잔존합니다.
셋째, 주문이 통째로 사라졌다
미체결 목록에도 없고 체결 내역에도 없는데 주문만 없어진 상태, 즉 주문 자체가 취소된 경우입니다. 발동 시점에 잔고나 증거금이 모자랐거나, 거래소의 보호 임계값을 넘어가서 자동으로 취소된 건이 여기 들어갑니다.
넷째, 손절이 아니라 청산으로 끝났다
선물에서만 나오는 결과입니다. 포지션은 정리됐는데 정리한 주체는 거래소의 청산 절차입니다. 이 경우 손절 주문은 만료 처리되어 이력에 남습니다.
갈래를 갈라놓고 나면 그다음 확인이 짧아집니다. 미체결로 남아 있으면 내가 적어 넣은 주문가와 그 시각의 가격을 비교하면 되고, 부분 체결이면 체결 내역에 건별로 찍힌 가격과 수량을 보면 되고, 취소면 이력의 사유를 보면 되고, 청산이면 청산 기록과 손절 주문의 만료 표기를 나란히 놓고 보면 됩니다. 반대로 상태를 확정하지 않은 채 원인부터 찾기 시작하면 관계도 없는 설정을 계속 뒤지게 됩니다. 기준가를 잘못 골랐나 싶어서 한참 확인했는데 알고 보니 주문은 미체결로 멀쩡히 살아 있었던 경우가 흔합니다.
여기에 하나 더, 앞의 네 가지 어디에도 안 들어가는 갈래가 있습니다. 발동 기록 자체가 없는 경우입니다. 차트를 보면 분명히 내가 적은 숫자 아래로 내려갔는데 주문 이력에는 아무것도 안 찍혀 있는 상태인데, 체결까지 갈 것도 없이 조건 판정에서 갈렸습니다. 뒤에서 따로 다룹니다.
2. 주문 이력부터 연다: 증상마다 답이 있는 화면이 다르다
증상마다 답이 들어 있는 화면이 다릅니다. 대부분의 거래소 앱에서 조건부 주문은 일반 미체결 주문과 같은 목록에 있지 않습니다. 현물이면 “주문 내역” 안에 조건부 주문 탭이 따로 있고, 선물이면 포지션에 붙은 TP/SL과 별도 조건부 주문이 다른 자리에 표시됩니다. 그래서 미체결 목록만 보고 “주문이 없어졌다”고 판단하면 사실은 다른 탭에 멀쩡히 살아 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확인 순서는 이렇게 잡으면 됩니다. 먼저 조건부 주문 탭에서 그 주문이 아직 대기 중인지 봅니다. 대기 중이면 발동 자체가 안 됐습니다. 발동됐다면 일반 미체결 목록으로 넘어가서 지정가 주문이 남아 있는지 봅니다. 거기도 없으면 주문 이력(전체 내역)으로 들어가서 상태 표기를 봅니다. 체결·부분 체결·취소·만료 중 무엇으로 찍혀 있는지가 여기 나옵니다.
가장 많이 놓치는 건 주문 이력에 남아 있는 트리거 설정값입니다. 주문을 넣을 때 내가 무엇을 골랐는지는 기억에 의존하면 거의 틀립니다. 이력에는 발동가, 주문가, 그리고 조건을 판정하는 데 쓴 기준가 유형이 같이 찍혀 있습니다. 여기서 기준가가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되어 있는 걸 확인하는 순간 “왜 발동이 안 됐지”가 바로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면 이름이 거래소마다 다른 것도 확인을 늦춥니다. 어떤 곳은 주문 내역 안에 현재 주문과 과거 주문 탭이 같이 들어가 있고, 어떤 곳은 거래 내역과 주문 내역을 아예 다른 메뉴로 떼어 놨습니다. 앱과 웹에서 보여 주는 항목이 다르기도 해서, 앱에서 안 보이면 웹에서 같은 계정으로 다시 열어 보는 편이 확실합니다. 조건부 주문의 설정값까지 자세히 나오는 쪽은 대체로 웹입니다.
기간 필터에서 막히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주문 이력 화면은 기본값이 최근 며칠로 잡혀 있는 곳이 많아서, 한참 전에 걸어 둔 주문을 찾을 때 기간을 늘리지 않으면 목록에 안 나옵니다. 주문이 없어진 줄 알았는데 필터 범위 밖이었던 것뿐인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상태 필터도 같습니다. 체결만 보고 있으면 취소나 만료로 끝난 주문은 화면에 안 뜹니다. 원인을 찾는 중이라면 상태를 전부 켜 놓고 봐야 합니다.
| 증상 | 가능한 원인 | 확인할 화면 |
|---|---|---|
| 아예 발동 기록이 없다 | 기준가 유형이 달라 조건이 성립하지 않았다 | 주문 이력의 트리거 설정값 |
| 발동은 됐는데 체결이 없다 | 지정가를 시장이 통과해 버렸다 | 미체결 주문 목록에 지정가로 남아 있는지 |
| 일부만 팔렸다 | 그 가격대의 반대편 수량이 부족했다 | 체결 내역의 부분 체결 기록 |
| 발동가와 크게 다른 가격에 팔렸다 | 시장가로 나가 호가창 아래 단계까지 소진했다 | 체결 내역의 건별 가격과 평균 체결가 |
| 주문이 사라졌다 | 잔고·증거금 부족 또는 보호 임계값 초과로 취소 | 주문 이력의 취소 사유와 알림 |
| 손절 대신 청산됐다 | 청산 절차가 먼저 도달해 손절이 만료 | 청산 기록과 손절 주문의 만료 표기 |
취소된 주문은 이력에 상태와 사유가 남습니다. OKX는 보호 임계값을 넘어 취소된 건이라면 이메일로 통지가 간다고 밝혀 두었으니, 주문이 사라졌다면 알림함과 등록한 메일도 같이 열어 보면 됩니다. 거래소별로 이 화면들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는 구성이 조금씩 다른데, 기능이 어느 메뉴에 들어가 있는지는 거래소 기능 정리에서 큰 그림을 잡을 수 있습니다.
3. 주문 화면에서 만나는 용어 정리
주문 화면과 도움말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말들입니다. 표기는 거래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가리키는 대상은 같습니다.
발동가 (트리거 가격)
주문을 발동시키는 조건 가격입니다. 화면에 따라 스탑 가격, 트리거 가격, 발동 가격으로 표기됩니다. 이 가격에 닿으면 주문이 호가창으로 제출됩니다. 체결 가격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주문가
발동된 지정가 주문이 호가창에 걸리는 가격입니다. 스탑리밋에만 있습니다. 이 가격보다 나쁜 조건으로는 체결되지 않습니다.
체결가
실제로 사고팔린 가격입니다. 호가창의 반대편 물량과 맞물린 결과라 내가 정할 수 없습니다. 여러 건으로 나뉘어 체결되면 평균 체결가로 표시됩니다.
슬리피지
기대한 가격과 실제 체결가의 차이입니다. 시장가 계열 주문이 호가창을 아래위로 훑고 지나가면서 생깁니다. 호가가 얇을수록 커집니다.
마크 가격
한 거래소의 개별 체결에 흔들리지 않도록 여러 시장을 반영해 산출한 기준 가격입니다. 발동 판정과 손익 표시에 쓰입니다.
지수 가격
복수 거래소의 가격을 묶어 만든 지수입니다. 기준가 선택지 중 하나로 제공되며, 내가 보고 있는 호가창과 가장 멀 수 있는 값입니다.
부분 체결
주문 수량 중 일부만 체결된 상태입니다. 그 가격대의 반대편 물량이 모자랄 때 나옵니다. 남은 수량은 주문 목록에 계속 남아 있습니다.
가격-시간 우선순위
호가창이 주문을 줄 세우는 규칙입니다. 유리한 가격이 앞에 서고, 가격이 같으면 먼저 들어온 주문이 앞에 섭니다. 같은 가격에 걸린 주문이 많으면 뒤에 선 주문은 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건부 주문
조건이 성립해야 호가창에 제출되는 주문 전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스탑리밋·스탑마켓·트리거 주문·TP/SL이 모두 여기 들어갑니다. 조건 이전에는 호가창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용어를 정확히 붙잡고 있으면 도움말을 읽을 때 훨씬 빨라집니다. 거래소 도움말은 대부분 이 단어들로 쓰여 있고, 화면 라벨만 자기네 표기를 씁니다. 라벨이 낯설면 이 목록에서 어떤 항목에 해당하는지 대응만 시켜 보면 됩니다.
표기 하나만 더 짚어 두면, 같은 화면에서 스탑이라는 말이 두 자리에 나올 때가 있습니다. 하나는 주문 유형 이름이고 하나는 입력 칸 이름입니다. 주문 유형 쪽의 스탑은 “조건이 붙은 주문”을 가리키고, 입력 칸 쪽의 스탑 가격은 그 조건에 쓰이는 숫자를 가리킵니다. 이 둘을 섞어서 읽으면 도움말 문장이 갑자기 이상해집니다. 스탑리밋에서 스탑 가격과 리밋 가격이 나란히 있는 화면이 헷갈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나옵니다.
테이크프로핏도 이 구조 안에 들어갑니다. 방향만 반대일 뿐 조건이 성립하면 주문이 나가고, 나간 뒤에는 보통 주문으로 취급되는 건 똑같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은 손절 쪽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조건부 주문 전반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TP와 SL을 한 화면에서 같이 설정하는 거래소가 많은 것도 두 주문이 같은 구조를 쓰기 때문입니다.
4. 주문 하나에 숫자가 셋인데 마지막 하나는 내가 못 정한다
손절 주문 화면에서 숫자를 하나만 넣었다고 느끼기 쉬운데, 실제로 결과에 관여하는 숫자는 최소 둘, 결과까지 세면 셋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내가 정할 수 없습니다.
| 숫자 | 누가 정하나 | 무엇을 결정하나 |
|---|---|---|
| 발동가(트리거 가격) | 내가 입력 | 주문이 발동되는 시점. 체결 가격과는 무관합니다 |
| 주문가(지정가) | 내가 입력(스탑리밋만) | 발동된 지정가 주문이 호가창에 걸리는 가격. 이보다 나쁜 가격에는 팔지 않습니다 |
| 체결가 | 호가창이 정함 | 실제로 사고팔린 가격. 발동가와도 주문가와도 다를 수 있습니다 |
바이낸스 도움말은 이 둘을 아주 짧게 구분해 놓았습니다. 발동가는 지정가 주문을 발동시키는 가격이고, 주문가는 발동된 그 지정가 주문의 가격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발동가에 닿았다는 사실이 알려 주는 건 “주문이 활성화되어 호가창에 제출됐다”까지입니다. 팔렸다는 뜻이 아닙니다. 발동은 체결이 아닙니다. 뒤에 나오는 증상들은 전부 이 구분에서 갈립니다.
두 숫자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여기서 자주 어긋나는 게 순서입니다. 같은 도움말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발동가가 트리거되기 전까지 지정가 주문은 무효이며, 이는 주문가에 먼저 도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가격이 내가 적어 넣은 주문가를 먼저 지나가더라도 발동가에 닿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주문은 여전히 대기 상태이고, 호가창에는 들어가 있지도 않습니다.
매도 손절을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발동가와 주문가를 똑같이 적어 넣으면, 조건이 성립하는 그 순간에는 이미 시장이 그 가격 언저리까지 내려와 있는 상태입니다. 제출된 지정가 주문은 딱 그 가격에 걸리는데, 가격이 계속 내려가고 있으면 그 자리에는 받아 줄 매수 호가가 남아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낸스 도움말은 매도라면 발동가를 주문가보다 조금 위에, 매수라면 발동가를 주문가보다 조금 아래에 두는 편이 안전하다고 안내합니다. 두 숫자 사이에 간격을 두면 발동된 주문이 체결될 여지가 조금 생긴다는 얘기입니다. 간격을 얼마로 둘지는 각자 판단이고, 여기서 권할 수 있는 숫자는 없습니다.
스탑마켓에는 주문가 칸이 없습니다. 그래서 화면상으로는 숫자가 하나뿐인 것처럼 보이는데, 체결가는 여전히 호가창이 정합니다. 숫자 칸이 사라졌다고 세 번째 숫자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지정가와 시장가의 기본 개념 자체가 헷갈린다면 지정가와 시장가 차이를 먼저 보고 오는 편이 좋습니다. 이 글은 그 두 가지를 이미 안다고 보고, 그 위에 조건이 하나 얹혔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만 다룹니다.
5. 발동 기록이 아예 없을 때, 조건을 판정한 가격이 따로 있다
가장 당황스러운 갈래부터 봅니다. 차트를 보면 내가 적은 숫자 아래로 분명히 내려갔다 왔는데, 주문 이력에는 발동 기록이 없습니다. 이 경우 문제는 그 앞 단계에 있습니다. 조건 자체가 성립한 적이 없는 겁니다.
조건이 성립했는지를 판정하는 가격은 내가 보고 있는 차트의 가격과 다를 수 있습니다. 거래소는 주문마다 어떤 가격을 볼지 정해 두고, 그 가격이 발동가에 닿았을 때만 주문을 발동시킵니다. 선택지는 보통 셋입니다.
| 기준가 | 무엇인가 | 선택하면 감수하는 것 |
|---|---|---|
| Last(최종 체결가) | 그 거래소에서 마지막으로 체결된 가격 | 호가가 얇은 구간의 일시적인 심지 하나에도 발동될 수 있습니다 |
| Mark(마크 가격) | 여러 시장을 반영해 산출한 기준 가격 | 화면의 체결가와 벌어져 있어 발동 시점의 체감이 어긋납니다 |
| Index(지수 가격) | 복수 거래소 가격을 묶은 지수 | 내가 보고 있는 호가창과 가장 멀 수 있습니다 |
OKX는 TP/SL이 설정한 가격에 실행되지 않은 이유를 목록으로 정리해 두었는데, 그 목록의 첫 번째 항목이 바로 이겁니다. 기준가 유형이 달라서 실제로는 발동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화면상 가격이 내 숫자를 지나간 것처럼 보여도, 판정에 쓰인 가격이 거기까지 안 내려갔으면 주문은 대기 상태 그대로 남습니다.
이 갈래는 차트만 봐서는 확인이 안 됩니다. 차트에 그려지는 선은 보통 그 거래소의 체결가 기준인데, 내 주문이 마크 가격이나 지수 가격을 보고 있었다면 판정에 쓰인 숫자는 화면에 아예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선물 화면에서는 마크 가격을 따로 표시해 주는 곳이 많으니, 발동이 예상과 어긋났을 때는 그 숫자를 같이 띄워 놓고 비교하는 게 빠릅니다. 두 숫자가 벌어져 있던 구간이 보이면 원인은 거기서 끝납니다.
Last로 두면 심지에 걸립니다
Last는 그 거래소에서 마지막으로 체결된 가격입니다. 호가가 얇은 구간에서는 작은 수량 한 건이 아래쪽 호가를 훑고 지나가면서 순간적으로 낮은 체결가를 하나 만들 수 있습니다. 차트에서 아래로 길게 뻗은 선 하나로 남는 그 자국이 Last 기준으로는 실제 가격입니다. 발동가가 거기 걸려 있으면 주문은 발동됩니다. 그리고 가격이 바로 원래 자리로 돌아와도, 한 번 발동된 주문은 되돌아가지 않습니다.
Mark로 두면 체감이 어긋납니다
마크 가격은 한 거래소의 체결 하나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여러 시장을 반영해 계산한 기준 가격입니다. 산출식까지 알 필요는 없고, 화면의 체결가와 다른 숫자라는 점만 알면 됩니다. 짧은 심지에는 잘 안 흔들리는 대신, 내 화면의 가격이 발동가를 지나가는 걸 보면서도 주문은 가만히 있는 상황이 생깁니다. 반대로 화면 가격은 아직인데 마크 가격이 먼저 닿아서 발동되기도 합니다. 바이낸스 선물 도움말도 이 둘의 괴리를 계속 확인하라고 안내하고, 마크 가격은 가격 정밀도 단위로 잘라서 발동 판정에 쓴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정리하면 기준가 선택은 공짜가 아닙니다. 셋 중 어느 쪽을 골라도 대가가 하나씩 붙습니다. 무엇을 고르는 편이 낫다는 답은 여기서 나오지 않습니다. 내가 무엇으로 걸어 뒀는지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6. 기준가를 안 건드렸다면 주문 유형이 정한 기본값으로 걸려 있다
기준가 이야기에서 실제로 사고가 나는 지점은 “고르지 않았을 때”입니다. 손절 화면에서 기준가를 직접 건드린 기억이 없다면, 그 주문에도 기준가는 붙어 있습니다. 주문 유형에 따라 정해진 기본값으로 걸려 있습니다.
바이낸스 현물 기준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스탑리밋의 기본 트리거는 Last이고, 대안으로 Mark를 고를 수 있습니다. 스탑마켓의 기본 트리거는 Mark이고, 대안으로 Last를 고를 수 있습니다. 같은 거래소, 같은 종목, 같은 화면인데 주문 유형을 바꾸면 기본 판정 가격이 반대로 바뀝니다.
이게 왜 실제 문제가 되냐면, 차트 위에서는 두 주문이 똑같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같은 자리에 선을 하나 그어 놓고 하나는 스탑리밋으로, 하나는 스탑마켓으로 걸어 두면 두 주문은 같은 숫자를 보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기본값 그대로 뒀다면 하나는 Last를 보고 있고 하나는 Mark를 보고 있습니다. 짧은 심지가 하나 지나갈 때 한쪽은 발동되고 다른 쪽은 조용합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게 정상입니다.
선물 화면은 선택지가 더 많습니다
바이비트는 조건부 주문과 포지션 TP/SL 양쪽에서 Last·Index·Mark 중에 고르게 해 놓았습니다. OKX 트리거 주문도 기준가 유형을 고르게 되어 있습니다. 선택지가 많다는 건 기본값이 무엇인지 확인할 자리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포지션에 붙는 TP/SL과 별도로 넣은 조건부 주문이 서로 다른 기준가로 걸려 있는 상황도 충분히 생깁니다.
그리고 화면 구성은 거래소마다, 또 같은 거래소 안에서도 현물과 선물이 다릅니다. 지역에 따라 화면에 보이는 주문 유형이 다르기도 하니,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는 본인 화면에서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메뉴 이름과 위치는 바뀌지만, “판정하는 가격이 따로 있다”는 규칙은 바뀌지 않습니다.

7. 거래소마다 이 주문을 어떤 이름과 형태로 내놓나
같은 기능인데 거래소마다 이름과 묶음이 다릅니다. 이름이 다르면 다른 기능처럼 보이고, 그래서 다른 거래소로 옮겼을 때 기본값을 확인하지 않고 넘어가기 쉽습니다. 아래 표는 각 거래소 도움말에 적혀 있는 형태를 정리한 것이고, 2026년 8월 기준입니다. 화면 구성과 명칭은 바뀔 수 있으니 최종 확인은 본인 화면에서 하시기 바랍니다.
| 거래소 | 손절 계열 주문 | 기준가 선택 |
|---|---|---|
| 바이낸스 현물 | 스탑리밋 · 스탑마켓 · 트레일링 스톱 · OCO | 스탑리밋 기본 Last, 스탑마켓 기본 Mark |
| 바이낸스 선물 | 스탑로스/테이크프로핏(시장가·지정가) | Last 또는 Mark |
| 바이비트 | 조건부 시장가 · 조건부 지정가 · 포지션 TP/SL | Last · Index · Mark |
| OKX | 트리거 주문 · TP/SL | 기준가 유형 선택 + 5% 보호 임계값 |
표에서 읽을 건 우열이 아닙니다. 어느 거래소가 더 낫다는 판단은 이 표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읽을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같은 기능이 다른 이름으로 들어가 있다는 것. 둘째, 기준가 선택지의 개수와 기본값이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거래소를 옮겼을 때 이 두 가지만 다시 확인하면 됩니다. 지역에 따라 화면에 보이는 주문 유형이 다를 수 있으니, 실제로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도 본인 화면에서 보는 게 정확합니다.
Binance
Bybit
OKX
Gate.io
MEXC
KuCoin
거래소를 아직 고르는 중이라면 거래소 비교에 수수료와 지원 기능을 정리해 두었고, 현물에서 매수 주문을 넣는 절차 자체가 처음이라면 비트코인 사는 법부터 보는 편이 순서가 맞습니다. 수수료율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손절 주문의 동작과는 별개 항목이라 따로 봐야 합니다.
8. 발동된 순간부터 손절은 그냥 보통 주문이 된다
조건이 성립하면 주문은 호가창에 제출됩니다. 그다음부터가 사람들이 잘 안 떠올리는 구간인데, 제출된 주문은 그냥 보통 주문입니다. 보통 주문에 적용되는 규칙이 처음부터 다시 전부 적용됩니다.
바이비트 도움말도 같은 구조로 설명합니다. 조건부 주문은 발동가에 도달하면 시장가 또는 지정가 주문이 호가창에 들어가고, 그 뒤의 실행 논리는 일반 시장가·지정가 주문과 똑같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단점을 두 개 적어 뒀습니다. 조건부 시장가는 체결 가격을 통제할 수 없고, 조건부 주문 전반은 시장 움직임과 유동성에 좌우되므로 체결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거래소가 자기 도움말에 직접 적어 둔 문장입니다.
지정가가 체결되려면 세 가지가 동시에 맞아야 합니다
바이낸스는 지정가 주문이 체결되는 조건을 셋으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첫째, 시장 가격이 내 지정가나 그보다 유리한 값에 도달해야 합니다. 둘째, 그 가격대에 충분한 유동성이 있어야 합니다. 가격이 닿아도 반대편 주문이 없으면 체결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셋째, 체결에 필요한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는 구간에서는 주문이 호가창의 그 자리까지 도달하지 못한 채 시장이 지나가 버릴 수 있습니다.
같은 도움말에 숫자로 된 예시가 하나 나옵니다. 매도 지정가를 70,600 USDT에 걸어 뒀는데 그 구간에서 기록된 최고가가 70,598 USDT였다면 체결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2 차이로 안 닿았습니다. 발동된 손절 지정가 주문에도 이 세 조건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손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예외로 처리되지 않습니다.
같은 가격에 여러 명이 걸려 있으면 순서가 있습니다
호가창은 가격이 유리한 주문을 먼저 놓고, 가격이 같으면 먼저 들어온 주문을 앞에 둡니다. 가격과 시간 순서로 줄이 서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내 지정가에 시장 가격이 닿았더라도 그 가격에 나보다 먼저 들어온 주문들이 있으면 그쪽부터 체결됩니다. 그 물량을 다 소화하기 전에 가격이 방향을 바꾸면 내 주문은 남습니다. OKX가 정리한 미실행 사유 목록에도 가격과 시간 우선순위에서 다른 주문에 밀렸다는 항목이 들어 있습니다.
부분 체결도 같은 자리에서 나옵니다. 내 주문 수량이 그 가격대에 남아 있던 반대편 물량보다 크면, 있는 만큼만 체결되고 나머지는 그대로 줄에 남습니다. 체결 내역을 열어 보면 여러 건으로 쪼개져 찍혀 있고, 건별 가격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화면에 하나의 평균값으로 보이더라도 실제로는 여러 번의 체결이 합쳐진 숫자입니다. OKX도 미실행 사유 목록에 변동성이나 호가 깊이 부족으로 미체결이나 부분 체결이 발생한다는 항목을 넣어 두었습니다.
여기에 수량 한도와 증거금 확인이 하나 더 붙습니다. 같은 목록에 수량 한도를 넘었거나 발동 시점에 증거금이 부족했다는 항목도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발동된 뒤의 주문이 통과해야 하는 조건이 하나가 아닙니다. 가격이 닿아야 하고, 그 가격에 물량이 있어야 하고, 줄에서 내 차례가 와야 하고, 계좌 쪽 조건도 맞아야 합니다. 넷 중 하나만 어긋나도 결과는 미체결이나 부분 체결로 남습니다.
그러니까 스탑리밋이 안 팔리는 상황은 규칙대로 굴러간 결과입니다. 스탑리밋은 주문가보다 나쁜 가격에는 팔지 않겠다는 조건을 포함하고 있고, 시장이 그 가격을 통과해서 아래로 가 버리면 조건을 지키느라 체결되지 않습니다. 그사이 팔리지 않은 수량은 그대로 남아 있고, 평가손실도 그대로 갑니다. 주문가를 지킨 결과입니다.
9. 발동가와 한참 다른 가격에 팔렸을 때 스탑마켓이 낸 주문
반대쪽 증상도 흔합니다. 팔리긴 팔렸는데 체결가가 내가 적어 넣은 발동가와 한참 떨어져 있는 경우입니다. 이건 스탑마켓 계열에서 나옵니다.
스탑마켓은 발동되면 시장가로 나갑니다. 시장가 주문은 가격을 지정하지 않고 호가창에 있는 반대편 물량을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가져갑니다. 매도라면 가장 높은 매수 호가부터 차례로 소진합니다. 그 가격대에 물량이 두껍게 쌓여 있으면 체결가는 발동가 근처에서 끝나고, 얇으면 아래쪽 호가까지 내려가면서 평균 체결가가 벌어집니다. 이 차이가 슬리피지입니다. 얼마나 벌어지는지는 그 순간 호가창의 상태가 정하는 값이고, 미리 알 수 있는 숫자가 아닙니다. 어디선가 본 “보통 이 정도 밀린다”는 수치는 근거가 없습니다.
스탑마켓도 순수한 시장가는 아닙니다
바이낸스 도움말은 스탑마켓을 슬리피지 허용치를 포함해 스탑리밋과 비슷하게 동작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합니다. 발동되면 허용치를 붙여 제출되고, 전량 체결되거나 부분 체결됩니다. 그리고 체결되지 않고 남은 수량은 지정가 메이커 주문으로 호가창에 남는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시장가라는 이름을 달고 있어도 결과가 “전량 즉시 체결” 하나로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스탑마켓을 걸었는데 수량이 일부만 팔린 상태로 남아 있는 것도 정상 동작 범위 안입니다. 남은 수량은 주문 목록에 그대로 걸려 있습니다.
호가창이 얼마나 두꺼운지는 주문을 넣기 전에 화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거래 화면 옆에 붙어 있는 호가 목록이 그겁니다. 가격 단위마다 쌓여 있는 수량이 표시되는데, 내가 팔려는 수량과 그 아래 몇 단계에 쌓인 수량을 비교해 보면 대략 어디까지 내려가야 다 소화되는지 감이 잡힙니다. 거래량이 적은 종목이나 사람이 적은 시간대에는 이 목록이 눈에 띄게 얇아집니다.
다만 이건 지금 화면의 상태일 뿐입니다. 발동은 나중에 일어나고, 그때 호가창이 지금과 같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특히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는 구간에서는 호가가 통째로 걷혔다가 다시 채워지기를 반복합니다. 그래서 미리 본 두께로 체결가를 계산해 두는 건 의미가 없고, 얇은 구간에서는 벌어질 수 있다는 것까지가 알 수 있는 전부입니다.
보장의 방향이 다릅니다
여기서 스탑마켓과 스탑리밋의 차이가 선명해집니다. 스탑마켓은 조건이 성립하면 어떻게든 시장에 나가는 쪽을 택합니다. 대신 체결가를 통제하지 못합니다. 스탑리밋은 가격 조건을 끝까지 지킵니다. 대신 체결이 안 될 수 있습니다. 둘 다 실패하는 자리가 있고, 그 자리가 서로 다릅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는 결론은 이 구조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10. 스탑마켓과 스탑리밋이 각각 어디까지 보장하나
앞의 두 갈래를 한 표에 놓으면 보장하는 항목과 보장하지 않는 항목이 갈립니다. 어느 쪽에도 “전부 보장” 칸이 없습니다.
| 항목 | 스탑마켓(조건부 시장가) | 스탑리밋(조건부 지정가) |
|---|---|---|
| 발동 | 보장 | 보장 |
| 체결 | 대체로 되지만 보장은 아님 | 보장 없음 |
| 가격 | 보장 없음 | 주문가보다 나쁜 가격에는 안 팔림 |
| 대표적으로 어긋나는 곳 | 발동가보다 훨씬 나쁜 가격에 체결 | 가격이 통과해 버려 통째로 미체결 |
| 미체결분 처리 | 남은 수량은 지정가로 잔존(바이낸스) | 지정가로 호가창에 계속 남음 |
| 잔고·증거금 부족 시 | 취소될 수 있음 | 취소될 수 있음 |
스탑마켓은 체결가를 통제하지 못하고, 스탑리밋은 체결이 안 될 수 있습니다.
“무조건 체결”은 어느 쪽에도 없습니다
스탑마켓은 체결이 보장된 주문이라는 설명을 종종 보는데, 거래소 도움말은 그렇게 적어 두지 않았습니다. 발동 시점에 잔고나 증거금이 모자라면 취소될 수 있고, 부분 체결로 남을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체결이 안 되는 상황이 드물다는 것과 보장된다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드물다는 건 확률 이야기이고, 보장은 예외가 없다는 뜻이거든요. 도움말에 예외가 적혀 있으면 그건 보장이 아닙니다.
표에서 한 가지 더 읽을 수 있는 건 마지막 줄이 양쪽에 똑같이 걸려 있다는 점입니다. 잔고나 증거금이 모자랄 때 취소될 수 있다는 항목은 주문 유형과 상관없이 적용됩니다. 유형을 바꿔서 피할 수 있는 항목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 취소가 어떤 경로로 일어나는지는 뒤에서 따로 봅니다. 첫 줄인 발동은 양쪽이 똑같이 보장하고, 가운데 네 줄에서 둘의 차이가 갈리고, 마지막 줄은 유형과 상관없이 똑같이 걸립니다.
거꾸로 손절 주문이 쓸모없다는 결론으로 가는 것도 사실과 다릅니다. 조건이 성립하면 손절 주문은 내가 화면을 보고 있지 않아도, 자고 있어도 정확히 그 조건에서 주문을 냅니다. 사람이 직접 누르는 것보다 빠르고, 그 순간의 기분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언제 무엇이 실행됐는지 기록으로 남습니다. 이건 실제로 있는 장점이고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다만 그 장점의 범위가 “조건에서 주문을 내는 것”까지라는 걸 알고 쓰는 것과 “정해진 가격에 팔아 준다”고 믿고 쓰는 것은 결과 해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11. 손절 대신 청산으로 끝났을 때, 그리고 현물에는 없는 절차
선물에서는 결과가 하나 더 늘어납니다. 손절 주문이 나가기 전에 청산 절차가 먼저 도착하는 경우입니다.
바이낸스 선물 도움말은 손절 발동가를 예상 청산가 근처에 두지 않는 편이 좋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청산이 손절 주문보다 먼저 일어나서 손절 주문이 만료될 수 있다는 이유를 그대로 붙여 놨습니다. 거래소가 자기 문서에 적어 둔 권고이고, 여기서 중요한 건 권고 자체보다 그 문장이 전제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손절과 청산은 서로 다른 두 절차입니다. 내 손절 주문은 내가 건 조건에 따라 움직이고, 청산은 거래소의 위험 관리 절차가 별도로 돌립니다.
그러니까 손절을 걸어 뒀다는 사실만으로 청산이 오지 않는 게 아닙니다. 손절이 청산을 막아 주지 않습니다. 어느 쪽이 먼저 도착하는지는 두 절차가 각각 무엇을 보고 언제 실행되는지가 정합니다. 청산이 어떤 조건에서 시작되는지는 별도 주제라 선물 청산이 일어나는 이유 쪽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 구분 | 현물 | 선물 |
|---|---|---|
| 미체결 시 남는 것 | 코인을 계속 보유 | 포지션이 그대로 유지되며 손실 확대 |
| 강제 종료 절차 | 없음 | 청산이 별도로 진행 |
| 기준가 선택이 걸리는 범위 | 발동 타이밍 문제 | 청산 절차와 어느 쪽이 먼저인지까지 걸립니다 |
현물에는 청산이 없습니다
현물에서 손절이 발동됐는데 체결되지 않으면 결과는 단순합니다. 코인을 그대로 들고 있고, 주문은 취소됐거나 지정가로 호가창에 남아 있습니다. 불편하긴 해도 계좌에서 무언가가 강제로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가격이 다시 올라오면 남아 있던 주문이 그때 체결될 수도 있고, 내가 직접 취소하고 다시 걸 수도 있습니다.
선물은 같은 미체결이 다른 결과로 이어집니다. 포지션이 그대로 유지되고, 가격이 계속 불리하게 가면 증거금이 줄어들면서 청산 절차 쪽으로 넘어갑니다. 그래서 “손절이 안 팔렸다”는 문장은 현물과 선물에서 무게가 다릅니다. 두 시장이 구조적으로 어떻게 다른지는 현물과 선물의 차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이력에서 구분하는 방법도 알아 두면 좋습니다. 청산으로 정리된 포지션은 청산 기록 쪽에 따로 남고, 그때 걸려 있던 손절 주문은 만료로 표기됩니다. 만료는 조건이 성립하기 전에 대상이 사라져서 주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는 뜻입니다. 이 표기를 보면 내 손절이 실행되지 못한 이유가 호가창 쪽 문제가 아니었다는 게 바로 확인됩니다.

12. 주문이 통째로 사라졌을 때 확인하는 잔고와 보호 임계값
주문이 미체결로 남은 것도 아니고 체결된 것도 아닌데 목록에서 사라졌다면, 취소된 겁니다. 취소되는 경로는 크게 둘입니다.
첫째, 발동 시점에 잔고나 증거금이 모자랐을 때
손절 주문은 걸어 둘 때 자금을 미리 묶어 두지 않는 형태가 많습니다. 조건이 성립해야 실제 주문이 나가니까, 필요한 자금 확인도 그 순간에 이뤄집니다. 바이낸스는 스탑마켓 설명에서 실행에 필요한 잔고가 처음 계산된 금액을 넘어서면 주문이 취소될 수 있다고 명시해 두었습니다. 스탑마켓조차 취소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상황이 나오는 경로는 생각보다 여럿입니다. 같은 코인으로 다른 주문을 걸어 둬서 수량이 겹쳤을 수도 있고, 선물이라면 그사이에 증거금이 다른 포지션에 쓰였을 수도 있습니다. 계정에서 자금을 옮겼거나, 현물 지갑과 선물 지갑 사이에서 잔고가 이동한 뒤 손절만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물이라면 펀딩비 정산도 잔고를 조금씩 움직입니다. 증거금을 어떤 방식으로 쓰고 있는지에 따라 여유가 얼마나 남는지도 달라지는데, 이건 격리 마진과 교차 마진의 차이 쪽 이야기입니다. 격리면 그 포지션에 배정된 증거금 안에서만 계산되고, 교차면 계좌 전체 잔고가 함께 움직입니다.
둘째, 보호 임계값을 넘어갔을 때
OKX 트리거 주문에는 5% 보호 임계값이 붙어 있습니다. 매수는 호가가 발동가보다 5% 넘게 높으면 체결하지 않고, 매도는 호가가 발동가보다 5% 넘게 낮으면 체결하지 않습니다. 임계값을 넘으면 주문은 자동으로 취소되고 이메일로 통지가 갑니다. 지나치게 나쁜 가격에 체결되는 걸 막으려고 만든 장치입니다.
그런데 같은 장치가 미체결 사유가 됩니다. 가격이 한 번에 임계값 바깥까지 지나가면, 그 순간 주문은 보호받는 대신 사라집니다. 보호가 필요하다고 느낄 만한 구간에서 주문이 없어지는 셈인데, 이것도 설계된 대로 동작한 결과입니다. 이 값은 OKX 트리거 주문 문서에 적힌 값이고, 다른 거래소가 같은 숫자를 쓴다는 뜻은 아닙니다. 각 거래소가 어떤 보호 장치를 어떤 조건으로 두는지는 그 거래소 도움말에 따로 적혀 있습니다.
취소되면 주문 이력에 취소로 찍힙니다. 그래서 “주문이 그냥 없어졌다”고 느껴질 때는 이력의 상태 표기와 알림함을 같이 열어 보는 게 확인의 시작입니다.
13. 비슷한 자리에 손절이 몰리면 어떤 순서로 이어지나
손절이 몰리는 자리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비슷한 기준으로 자리를 고르기 때문입니다. 직전 저점 바로 아래, 딱 떨어지는 라운드 넘버 같은 곳입니다. 여러 사람이 각자 판단으로 고른 자리인데 결과적으로 비슷한 구간에 모입니다.
그 구간에서 벌어지는 일은 순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그 구간에 닿으면 거기 걸려 있던 매도 손절 주문들이 조건을 만족합니다. 발동된 주문 중 상당수는 시장가 계열이라 호가창의 매수 호가를 위에서부터 가져갑니다. 그 물량이 소진되면 가격은 아래로 내려갑니다. 내려간 가격이 조금 더 아래에 걸려 있던 다른 손절들의 조건을 만족시킵니다. 그 주문들이 다시 발동됩니다. 이 순서가 짧은 시간에 반복되면 가격이 한 번에 길게 움직이는 구간이 만들어집니다.
여기까지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누가 그렇게 되도록 만들었는지는 우리가 확인할 수 없고, 이 글에서 주장하지 않습니다. 같은 현상은 그 구간에 손절이 몰려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명이 됩니다.
이 순서가 실제로 바꾸는 것
이 구조가 개인 주문에 영향을 주는 지점은 하나입니다. 손절이 몰린 구간에서는 발동이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그 순간 호가창의 매수 물량이 평소보다 빠르게 소진됩니다. 앞에서 본 두 가지가 여기서 같이 나옵니다. 스탑마켓이라면 체결가가 발동가에서 크게 벌어질 수 있고, 스탑리밋이라면 가격이 주문가를 통과해 버려서 체결되지 않은 채 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량이 소진되면서 내려갔던 가격이 짧은 시간 안에 원래 자리로 복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사이에 발동된 주문은 되돌아가지 않습니다. 기준가를 Last로 두었다면 그 짧은 자국 하나로 조건이 성립했고, 조건이 성립한 순간 주문은 이미 호가창으로 넘어갔습니다.
정리하면 이 대목에서 알 수 있는 건 순서뿐입니다. 손절이 몰린 구간에서 발동이 겹치면 그 구간의 매수 물량이 빠르게 줄고, 줄어든 만큼 가격이 내려가고, 내려간 가격이 다음 조건을 성립시킵니다. 이 순서를 알아 두면 발동가와 체결가가 크게 벌어진 기록을 봤을 때 원인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그 이상으로 해석을 늘릴 근거는 우리에게 없습니다.
14. 제출 이후 최고가를 따라가는 손절, 짝으로 걸린 손절, 일부 수량 손절
손절 계열에는 조건을 조금씩 바꿔 놓은 변형들이 있습니다. 세 가지가 자주 쓰이는데, 셋 다 앞에서 본 규칙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발동 조건이 달라질 뿐, 발동 이후에는 똑같이 보통 주문입니다.
제출 이후 기록된 최고가를 따라가는 손절
트레일링 스톱은 고정된 발동가 대신 폭을 지정합니다. 바이낸스 현물은 이 폭을 비율로 지정하게 합니다. 매도 쪽이라면 주문을 제출한 뒤부터 기록된 최고가를 기준으로 삼고, 거기서 지정한 폭만큼 내려오면 발동합니다. 매수 쪽이라면 제출 이후 기록된 최저가를 기준으로 지정한 폭만큼 올라오면 발동합니다. 종목마다 허용되는 최소·최대 폭이 정해져 있어서 아무 값이나 넣을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하는 게 기준 시점입니다. 추적의 시작은 주문을 제출한 시점 이후입니다. 내가 사기 전에 찍혔던 가격이나 어제의 고점은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발동되면 지정가 형태로 호가창에서 작동하므로 미체결 가능성은 그대로 남습니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건 발동 조건까지입니다. 체결 여부는 그대로 호가창이 정합니다.
한쪽이 발동되면 다른 쪽이 취소되는 짝
OCO는 지정가 주문과 스탑리밋 주문을 한 쌍으로 묶는 방식입니다. 한쪽이 발동되면 다른 한쪽은 취소됩니다. 바이비트의 포지션 TP/SL도 마찬가지로 한쪽이 발동되면 대응 주문이 취소되는 구조입니다. 위쪽과 아래쪽을 한 번에 걸어 두고 어느 쪽이 먼저 닿든 나머지가 정리되게 하는 용도입니다.
이 구조가 보장하는 건 “두 주문이 동시에 살아 있지 않다”까지입니다. 발동된 쪽이 체결되는지는 여전히 호가창이 정합니다. 짝으로 걸어 뒀다고 체결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포지션 일부에만 걸린 손절
바이비트 TP/SL은 전체 포지션을 대상으로 걸 수도 있고 현재 주문 수량만 대상으로 걸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대상으로 걸었는지에 따라 발동됐을 때 닫히는 양이 달라집니다. 일부 수량에만 걸어 뒀으면 정상적으로 발동되고 정상적으로 체결돼도 나머지 수량은 그대로 남습니다. 화면에는 손절이 실행됐다고 찍히는데 포지션은 아직 열려 있는 상태라, 결과만 보면 “손절이 안 먹혔다”처럼 보입니다. 실제로는 걸어 둔 대상이 처음부터 일부였습니다.
자동으로 매매를 돌리는 도구를 쓸 때도 이 부분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리드 매매 봇이 자동으로 내는 건 정해진 구간 안의 매수·매도 주문까지입니다. 구간 바깥으로 나갔을 때의 종료 조건은 따로 걸어야 합니다. 카피 트레이딩처럼 다른 사람의 주문을 따라가는 방식도 마찬가지로, 손절이 함께 복제되는지 어떤 조건으로 복제되는지는 서비스마다 다릅니다.
15. 손절 주문이 하는 일과 하지 않는 일
정리하는 자리입니다. 손절 주문이 하는 일과 하지 않는 일을 나란히 놓으면, 앞에서 본 증상들이 왜 정상 동작인지가 한 번에 보입니다.
| 한다 | 하지 않는다 |
|---|---|
| 정한 조건에서 주문을 자동으로 낸다 | 정한 가격에 팔아준다 |
| 감정 개입 없이 실행한다 | 손실 한도를 확정해 준다 |
| 발동 시점을 기록으로 남긴다 | 호가창에 없는 유동성을 만들어 낸다 |
| 청산과 무관하게 자기 조건만 보고 실행한다 | 청산보다 먼저라고 보장한다 |
이름과 실제 동작이 어긋나는 지점
손절이라는 이름은 손실을 끊는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손실을 막아 준다는 통념도 여기서 나옵니다. 그런데 주문이 실제로 하는 일은 정해진 조건에서 주문을 내는 것까지입니다. 그 주문이 얼마에 체결되는지, 체결이 되기는 하는지는 주문이 결정하지 않습니다. 이름을 근거로 기대치를 잡으면 결과를 계속 오해하게 됩니다.
“손실이 확정된다”는 표현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확정되는 건 발동 조건입니다. 조건이 성립하면 주문이 나가고, 얼마에 나가는지는 그때의 호가창이 정합니다. 발동가와 체결가가 같은 경우도 많지만, 같아야 한다는 규칙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기능을 깎을 이유도 없습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손절 주문이 못 미덥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균형을 맞추자면 이렇습니다. 조건이 성립하는 순간 주문을 내는 일을 사람이 하려면 화면을 계속 보고 있어야 하고, 그 순간에 판단이 흔들리지 않아야 하며, 실행 속도도 사람 손에 달립니다. 손절 주문은 그 셋을 다 해결합니다. 자는 동안에도 조건은 감시되고, 실행은 즉시 이뤄지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이력에 남습니다.
이 글이 다룬 건 그 기능의 한계선이 어디까지인지입니다. 한계선을 알면 결과가 예상과 달랐을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알 수 있고, 애초에 기대치를 잘못 잡는 일도 줄어듭니다. 걸지 말지, 어디에 걸지는 이 글이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고, 각자 자기 판단으로 정할 부분입니다.
실무적으로 남는 건 확인 습관 하나입니다. 주문을 넣은 다음 그 주문이 어떤 유형으로, 어떤 기준가로, 어떤 수량 범위에 걸렸는지 이력에서 한 번 보는 것. 그리고 결과가 예상과 달랐을 때 상태부터 확정하고 원인을 찾는 것. 이 두 가지만 자리 잡으면 “왜 안 팔렸는지 모르겠다”로 끝나는 일이 거의 없어집니다. 주문이 규칙대로 움직였다는 걸 확인하는 것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 채 넘어가는 것은 다음 주문을 넣을 때의 판단 재료가 완전히 다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