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의 침묵·비트코인 피자데이·1만 BTC 거래·블록 57043
피자 두 판, 코인 1만 개, 그리고 아무도 받아 주지 않은 나흘. 그 결제가 아직 원장에 남아 있어서, 전해 듣는 대신 직접 열어서 읽었습니다.
| 질문 | 짧은 답 |
|---|---|
| 피자데이가 무슨 날인가요? | 2010년 5월, 누군가 비트코인 1만 개를 주고 피자 두 판을 받은 날입니다. 이 코인으로 일상적인 물건을 산 첫 기록이라서 해마다 이야기가 나옵니다. |
| 왜 아직도 이 얘기를 하나요? | 그 결제가 아직 원장에 남아 있습니다. 16년이 지난 지금도 누구나 열어서 직접 읽을 수 있습니다. |
| 큰돈을 날린 건가요? | 지나고 나서 하는 계산입니다. 제안을 올렸을 때는 나흘 동안 아무도 받지 않았고, 그는 자기가 적게 부른 건지 되물었습니다. |
| 그때 41달러였다던데요? | 그 숫자는 같은 글타래에 달린 댓글에서 나왔습니다. 공식 시세가 아닙니다. 본문에서 출처를 그대로 보여 드립니다. |
| 거래를 직접 볼 수 있나요? | 볼 수 있습니다. 57,043번 블록에 들어 있고 링크는 본문에 있습니다. |
| 그 주소는 지금 어떻게 됐나요? | 아직 돈이 들어옵니다. 들어온 날짜가 한 날짜에 몰려 있습니다. |
| 코인이 있어야 볼 수 있나요? | 아닙니다. 원장은 공개돼 있고 읽는 데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
1. 나흘 동안 아무도 1만 개를 안 받았습니다
2. 흔히 나오는 41달러는 어디서 온 숫자인가
3. 원장에 적혀 있는 그 결제
4. 그 주소에 머문 시간 10분
5. 확인 시점 원화로 얼마인가
6. 그 주소는 지금도 돈을 받습니다
7. 헌정과 먼지를 어떻게 갈랐나
8. 흔히 잘못 알려진 것 다섯 가지
9. 여기서 남는 것
해마다 5월 22일이 되면 비트코인 1만 개로 피자 두 판을 사 먹은 사람 얘기가 돕니다. 보통은 세상에서 제일 비싼 한 끼라는 농담으로 끝납니다.
그런데 그 결제가 아직 원장에 남아 있습니다. 누구나 열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옮기는 대신 직접 읽었습니다. 원본 게시판 글은 보존된 사본으로, 거래는 같은 날 두 번 조회해서요.
두 가지가 예상 밖이었습니다. 나흘 동안 아무도 그 제안을 받지 않았고, 제안한 사람은 자기가 적게 불렀나 걱정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코인을 받은 주소가 안 죽었습니다. 사람들이 지금도 거기로 돈을 보내고, 하필 그 날짜에 보냅니다.

1. 나흘 동안 아무도 1만 개를 안 받았습니다
2010년 5월 18일, 미국 플로리다에 사는 한 남자가 작은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립니다. 새로 나온 돈 비슷한 걸 두고 몇백 명이 떠들던 곳이었습니다. 그는 피자가 먹고 싶었고, 코인은 있었습니다.
피자 두 판에 비트코인 1만 개를 드리겠습니다. 큰 걸로 두 판이면 다음 날 먹을 것도 남을 것 같네요.
토핑 얘기를 한참 합니다. 양파, 피망, 소시지, 버섯. 생선 올라간 건 빼 달라고 합니다. 그가 정말 원한 건 자기가 주문하고 준비하는 일 없이 문 앞에 음식이 오는 것이었습니다.
누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자 그는 도시 이름과 우편번호를 그대로 적어 줍니다. 그 게시판이 어느 정도 크기였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나흘 동안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아무도 피자를 보내 주지 않았습니다.
유럽에 사는 사람이 하나 나서긴 했습니다. 사 주고는 싶은데 유럽에서 미국 피자집에 어떻게 결제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전화로 해외 카드를 받아 주기는 하냐고 묻습니다. 그는 요즘은 온라인 주문 되는 데가 많다고 친절하게 답해 줍니다. 다른 한 명은 농담 한 줄을 답니다. 반응은 그게 전부였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이상해 보이지만 그때는 그게 자연스러운 풍경이었습니다. 코인을 받아 주는 가게가 한 곳도 없었고, 거래소라고 할 만한 것도 이제 막 생기던 참이었습니다. 코인을 쓴다는 건 게시판에서 사람을 구해 서로 믿고 주고받는다는 뜻이었습니다.
5월 21일, 그는 자기 글에 다시 들어와 이렇게 씁니다.
아무도 저한테 피자를 안 사 주시네요. 제가 제시한 비트코인 양이 너무 적은 건가요?
다시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비트코인 1만 개로는 저녁 한 끼 시켜 줄 사람을 못 구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본 시세로 그 제안은 원화 1.05조 원어치입니다. 그 돈이 나흘 동안 아무한테도 관심을 못 받고 놓여 있었습니다.
그가 이걸 왜 했느냐면
두 시간쯤 뒤에 본인이 이유를 적습니다. 이 대목이 보통 얘기에서 잘려 나갑니다.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사 봤다고 말할 수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돈을 벌려던 것도 아니고 쓰려던 것도 아닙니다. 그 문장을 말할 수 있게 되고 싶었던 겁니다. 이게 밥을 사 주나, 안 사 주나. 그건 확인해 보는 수밖에 없는 종류의 질문이고, 확인하려면 진짜로 누군가 받아 줘야 했습니다.
5월 22일
다음 날 저녁 그가 다시 글을 씁니다. 코인을 피자로 바꿨고, 사진도 있고, 주선해 준 사람에게 게시판 아이디로 고맙다고 합니다.
비트코인 1만 개를 피자로 무사히 바꿨다는 걸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개발자 한 명이 축하한다고, 이정표 하나를 지났다고 답을 답니다. 글타래는 다른 얘기로 넘어갑니다.
결제 자체는 2010-05-22 18:16:31 UTC, 57,043번 블록에 들어갔습니다. 그 뒤로 블록이 910,360개 쌓였습니다. 그동안 그 기록은 계속 거기 있었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우리가 전해 듣는 대신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2. 흔히 나오는 41달러는 어디서 온 숫자인가
이 이야기에는 거의 항상 달러 금액이 따라붙습니다. 보통 41달러, 어떤 글은 30달러, 25달러라고도 합니다. 저는 그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해서 다른 기사 말고 원본 글타래를 읽었습니다.
댓글에서 나왔습니다. 제안이 올라온 지 몇 시간 뒤에 다른 사용자가 이렇게 답니다. 1만 개면 꽤 되네요, 지금 비트코인 거래 사이트에 팔면 41달러는 받겠는데요, 공짜 피자 얻으시길 빕니다.
그게 그 유명한 숫자의 출처 전부입니다. 피자가 도착하기 나흘 전에, 글 열 개 쓴 계정이, 지나가면서 대충 어림한 값입니다. 끝에 공짜 피자라는 가벼운 비아냥까지 붙어 있습니다.
그 글타래에 없는 것
2010년 5월 구간 전체를 훑어 금액이 적힌 곳을 찾아봤습니다. 달러 금액은 위의 한 줄이 전부입니다. 제안을 올린 본인은 달러 얘기를 한 번도 하지 않습니다. 시세를 흥정하는 사람도 없고, 시장가라는 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당시 시세 자체도 찾아봤습니다. 2010년에는 한 사람이 손으로 돌리던 환전 서비스가 시세를 공개했고, 그 사이트의 옛 페이지가 보존돼 있습니다. 열어 봤습니다. 설명글은 남아 있는데 정작 시세표는 제가 읽을 수 있는 사본에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이렇게 갑니다. 2010년 5월에 비트코인 1만 개가 얼마였는지 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원본을 못 읽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글타래에 뭐가 적혀 있었는지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독자 한 명이 41달러쯤 하겠다고 했고,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습니다.
이 구분이 왜 중요하냐면
이 이야기는 해마다 수천 번 복사됩니다. 그리고 복사할 때마다 앞의 글을 베낍니다. 숫자는 돌아다니면서 굳습니다. 댓글의 어림값이 몇 번 옮겨 적히면 당시 시장가가 되고, 조금 더 지나면 다들 아는 사실이 됩니다.
원장은 그렇게 안 굳습니다. 블록에 적힌 건 적힌 그대로고, 아무한테 허락받지 않고 아무 때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의 앞뒤가 갈리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직접 확인한 것만 적겠습니다.
3. 원장에 적혀 있는 그 결제
아래는 전부 계정 없이 원장을 조회할 수 있는 공개 서비스로 직접 읽은 값입니다. 같은 날 두 번 조회해서 값이 같게 나오는지 확인했습니다. 그 거래는 여기 있습니다. 같이 열어 놓고 보셔도 됩니다.
거래 번호와 블록이라는 말부터
거래마다 번호가 하나씩 붙습니다. 영문과 숫자가 뒤섞인 긴 문자열인데, 이게 그 거래의 주민등록번호 같은 것입니다. 이 번호를 조회창에 넣으면 세상 어느 나라에서 넣든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블록은 그 거래들을 묶어 놓은 묶음입니다. 대략 10분에 하나씩 새 묶음이 만들어지고, 한 번 묶이면 그 안의 내용은 바뀌지 않습니다. 번호가 작을수록 오래된 묶음입니다. 피자 결제가 들어간 57,043번은 아주 초기 묶음입니다.
나간 건 딱 한 덩어리입니다
출력이 하나뿐입니다. 정확히 1만 개, 주소 하나로. 거스름돈도 없고 받는 사람이 둘도 아닙니다. 동그란 숫자가 지갑에서 한 덩어리로 나갔습니다.
들어간 건 131조각입니다
재미있는 쪽은 입력입니다. 이 결제는 131개의 따로 놀던 조각을 모아서 만들었고, 그 조각이 전부 같은 주소에서 나왔습니다.
여기서 코인은 통장 잔액 같은 게 아닙니다. 지갑에는 예전 거래에서 남은 조각들이 따로따로 쌓여 있고, 얼마를 보내려면 그만큼 되도록 조각을 주워 모읍니다. 계좌이체보다는 주머니 속 지폐와 동전을 꺼내 세는 쪽에 가깝습니다. 한 번 낸 조각은 통째로 없어집니다.
그래서 입력 쪽 모양을 보면 그 주머니에 뭐가 들어 있었는지 보입니다. 제일 큰 조각이 3,753.88개였습니다. 그다음에 큼직하고 동그란 조각이 줄줄이 있고, 마지막에 0.01개짜리 111조각이 얹혀 있습니다. 다 합쳐도 1.11개입니다.
저는 그 자잘한 111조각이 계속 눈에 밟힙니다. 동그란 숫자를 맞추려고 지갑 구석까지 털었다는 뜻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대충 한 일은 아닙니다.
아무도 얘기 안 하는 수수료
입력을 다 더하면 10,000.99개입니다. 나간 건 1만 개입니다. 차이인 0.99개는 그 블록을 캔 사람 몫으로 남았습니다.
여기 수수료는 그렇게 정해집니다. 수수료 입력란 같은 게 없습니다. 넣고 안 보낸 만큼이 수수료가 됩니다. 2010년 당시 소프트웨어는 남는 걸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값이 없었으니까요. 제가 글 쓰는 시점 시세로 그 남은 조각은 원화 104,283,135원입니다.
하나 더 알아 두시면 좋은 게, 수수료는 보내는 금액하고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거래가 블록에서 자리를 얼마나 차지하는지로 값이 매겨집니다. 이 거래는 23,620바이트로 덩치가 큽니다. 입력 131개를 다 적으려니 자리를 많이 먹은 겁니다. 큰돈을 깔끔한 한 조각으로 보내는 게 잔돈을 백 조각 모아 보내는 것보다 쌀 수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고, 네트워크 수수료가 그렇게 움직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적어 놓고 보면 이렇습니다
| 항목 | 원장에 적힌 것 |
|---|---|
| 블록 | 57,043 |
| 블록에 기록된 시각 | 2010-05-22 18:16:31 UTC |
| 입력 | 131조각, 전부 한 주소에서 |
| 가장 큰 조각 | 3,753.88개 |
| 가장 작은 조각들 | 0.01개짜리 111개, 합쳐서 1.11개 |
| 들어간 합계 | 10,000.99개 |
| 나간 것 | 1만 개, 주소 하나로 |
| 수수료 | 0.99개 |
| 크기 | 23,620바이트 |
4. 그 주소에 머문 시간 10분
이 대목에서 저는 이 이야기를 보는 눈이 바뀌었습니다.
1만 개가 그 주소에 들어갔고, 그리고 나갔습니다. 몇 주 뒤가 아닙니다. 바로 다음 블록, 도착하고 9.6분쯤 뒤입니다.
두 조각으로 나뉘어 나갔습니다. 5,777개와 4,223개. 그중 한쪽이 간 주소는 이틀 전부터 코인을 받고 있던 주소였고, 그날 저녁에 다시 다 비워집니다. 무슨 정리를 하고 있었든 빠르게 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
누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주소는 사람이 아닙니다. 원장이 보여 주는 건 코인이 주소 사이를 옮겨 다녔다는 사실뿐입니다. 거기서 의도를 읽어 내는 사람은 없는 걸 덧붙이는 겁니다.
그래도 시간은 뭔가를 말해 줍니다. 아무도 이 코인을 기념품처럼 다루지 않았습니다. 들어오고, 10분 안에 쓸 만한 크기로 쪼개지고, 계속 굴러갔습니다. 이 실험의 요점이 코인이 결제처럼 움직이느냐였는데, 실제로 딱 그렇게 움직였습니다.
돈을 낸 쪽 지갑
돈을 낸 주소를 보면 규모 감이 잡힙니다. 그 주소는 살아 있는 동안 81,432개를 받았고 거래가 3,355건입니다. 지금은 먼지만 남아 있습니다.
누가 평생 모은 걸 털어 넣은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한창 굴러가던 지갑이었고, 그 안에 든 걸 아무도 귀하게 여기지 않던 시절이었고, 그런데도 약속한 동그란 숫자를 맞추려고 131조각을 모아야 했던 사람의 지갑입니다.

5. 확인 시점 원화로 얼마인가
이 글에서 유통기한이 있는 건 이 섹션 하나뿐입니다. 나머지는 원장에 박혀 있어서 10년 뒤에 읽어도 같습니다. 아래 숫자는 제가 확인한 그 순간에 맞았고 지금은 이미 조금 틀립니다.
시세는 2026-09-17 11:38 UTC 에 공개 시세 4곳에서 동시에 받았고, 원장은 같은 날 두 번 조회해 값이 같은지 확인했습니다.
| 무엇 | 코인 개수 | 확인 시점 원화 |
|---|---|---|
| 그 결제 | 10,000 | 1.05조 원 |
| 채굴자 몫으로 남은 수수료 | 0.99 | 104,283,135원 |
| 그 주소에 그 뒤로 들어온 돈 전부 | 0.00379983 | 400,261원 |
| 네트워크가 옮겨 주는 최소 금액 | 0.00000546 | 575원 |
원화 값은 Upbit 공개 호가에서 받았습니다. 달러 시세는 4곳에서 동시에 받았는데 네 곳이 서로 0.096퍼센트씩 어긋나 있었습니다. 이 자산에는 공식 시세라는 게 없습니다. 그 자체가 따로 알아 둘 만한 주제입니다.
원화로 보면 하나가 더 보입니다
위 표의 원화 값은 국내 거래소 호가에서 받았고, 달러 시세는 해외 시세에서 받았습니다. 그래서 두 값을 환율로 맞춰 보면 대개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국내 값이 조금 더 높게 나오는 일이 흔합니다. 프리미엄이라고들 부르는 그것입니다.
그런데 그 웃돈은 코인에 붙어 있는 게 아닙니다. 원화로 달러를 사는 값에 붙어 있습니다. 국내 시장에서 달러에 연동된 코인 값을 따로 재 보면 웃돈 폭이 거의 같게 나옵니다. 저희가 다른 글에서 여덟 개 시장을 직접 재 봤는데 전부 그랬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원화 환산도 그 폭만큼은 국내 시장 사정이 섞인 값이라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그 얘기는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그때 안 썼으면 얼마인지는 계산하지 않겠습니다
곱셈 한 번이면 나옵니다. 숫자 두 개를 방금 다 드렸습니다.
그 곱셈이 가리는 게 있습니다. 그 코인에 나중에 값이 붙은 건 이런 일이 먼저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0년 5월에는 값이랄 게 없었습니다. 살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요. 밥을 못 사는 돈은 그냥 표입니다. 누군가는 먼저 해 봐야 했고, 먼저 해 본다는 건 나중에 값이 붙고 나면 터무니없어 보이는 양을 건네는 일이었습니다.
나흘의 침묵이 그 시절 값을 제일 정확하게 보여 줍니다. 1만 개로 피자 한 판을 못 시켰습니다. 그게 그때 이 자산의 실제 값어치였고, 어떤 차트도 게시판에 앉아 더 불러야 하나 묻는 사람만큼 그걸 잘 보여 주지 못합니다.
6. 그 주소는 지금도 돈을 받습니다
코인을 받은 그 주소는 당연히 끊긴 주소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2010년 그날 이후로 돈이 15번 들어왔습니다. 큰돈은 아닙니다. 다 합쳐 0.00379983개, 확인 시점 원화로 400,261원입니다. 그런데 계속 들어옵니다. 7개 연도에 걸쳐 들어왔고, 날짜를 보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날짜 | 코인 | 사토시 | 5월 22일 | 여러 주소에 동시 전송 |
|---|---|---|---|---|
| 2015-04-19 | 0.0001 | 10,000 | ||
| 2017-07-04 | 0.001 | 100,000 | ||
| 2018-10-23 | 0.00001111 | 1,111 | ||
| 2020-02-04 | 0.00141482 | 141,482 | ||
| 2023-01-24 | 0.00001 | 1,000 | ○ | |
| 2023-05-22 | 0.00000546 | 546 | ○ | |
| 2024-05-22 | 0.00000546 | 546 | ○ | |
| 2024-05-25 | 0.00000546 | 546 | ||
| 2024-05-25 | 0.00000546 | 546 | ||
| 2024-07-07 | 0.00000546 | 546 | ○ | |
| 2024-10-07 | 0.0000101 | 1,010 | ||
| 2024-12-13 | 0.00000546 | 546 | ○ | |
| 2026-03-31 | 0.00000571 | 571 | ○ | |
| 2026-05-22 | 0.00055097 | 55,097 | ○ | |
| 2026-05-22 | 0.00066436 | 66,436 | ○ |
4건이 5월 22일에 들어왔습니다. 그 결제가 있었던 날짜입니다. 그중 두 건은 같은 날 한 시간 사이에 들어왔고, 목록에서 가장 큰 두 건이기도 합니다.
기념일에 보내는 건 최근에 생긴 일입니다
표를 연도순으로 보시면 한 가지가 눈에 띕니다. 2015년, 2017년, 2018년, 2020년에 들어온 것들은 날짜가 제각각입니다. 4월, 7월, 10월, 2월. 그 시절에도 이 주소를 아는 사람은 있었지만 날짜를 맞춰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5월 22일에 맞춰 들어온 입금은 2023년부터 나옵니다. 그 뒤로는 해마다 그날에 들어옵니다. 그러니까 이 주소로 뭔가를 보내는 일 자체는 오래됐는데, 그걸 기념일에 맞추는 습관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셈입니다. 누가 정하고 공지한 것도 아닌데 날짜가 저절로 모였습니다.
546
사토시 칸을 보시면 6건이 정확히 546사토시입니다.
사토시는 이 시스템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1억분의 1개입니다. 그리고 546은 아무렇게나 나온 숫자가 아닙니다. 이보다 작으면 네트워크가 먼지로 보고 전달을 거절하는 경계값입니다. 여섯 사람이 물리적으로 보낼 수 있는 가장 작은 금액을 보낸 겁니다.
확인 시점 원화로 575원입니다. 누가 누구를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게 아닙니다. 방명록에 이름을 적는 쪽에 가깝습니다. 네트워크가 허용하는 가장 작은 행동이 뭔지 알아내서, 첫 결제가 도착했던 주소에 그걸 해 놓고 간 겁니다.
저는 시세 계산보다 이쪽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기념비 같은 건 없습니다. 주소가 기념비고, 세상 어디서든 수수료 값 정도만 내면 자기 이름을 보탤 수 있는 기념비입니다.
7. 헌정과 먼지를 어떻게 갈랐나
위 표에서 하나는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합니다. 이야기를 증거보다 예쁘게 만들기 쉬운 대목이라서요.
그 주소에 들어온 게 전부 헌정은 아닙니다. 유명한 주소들에 아주 작은 금액을 무더기로 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번에 수백 개씩 보내기도 합니다. 마음하고는 상관없는 일이고 이 네트워크에서 알려진 골칫거리입니다. 그걸 다 순례자로 세면 제가 제 이야기를 부풀리는 게 됩니다.
제가 그은 선
그래서 기준을 하나 정하고 갈랐습니다. 한 거래에서 열 곳 이상의 주소로 동시에 나간 돈은 헌정이 아니라 살포로 봤습니다.
그 기준으로 15건 중 4건이 살포였습니다. 그중 두 건은 한 거래에서 주소 백 곳이 넘는 데로 나갔고, 한 건은 201곳이었습니다. 남은 11건이 이 주소를 보고 보낸 것으로 보이고, 합치면 0.0037732개입니다.
이 기준이 약한 지점
어림짐작에 산수를 입힌 겁니다. 진심으로 보낸 사람이 여러 건을 묶어 보내는 지갑을 썼을 수도 있고, 살포하는 쪽이 한 번에 한 주소씩 보내면 제 기준을 그냥 통과합니다. 체인에는 금액과 주소가 적히지 동기가 적히지 않습니다.
그래도 날짜는 남습니다. 살포하는 프로그램은 오늘이 며칠인지 모릅니다. 5월 22일에 몰려 있는 건 제 기준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모양이 아니고, 표에서 가장 강한 증거입니다.
직접 확인해 보시려면
계정도 코인도 필요 없습니다. 순서는 이렇습니다. 블록 탐색기 사이트에 들어가서, 본문에 링크해 둔 거래를 열고, 거기서 받는 주소를 눌러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그 주소로 지금까지 들어온 입금이 날짜와 함께 쭉 나옵니다. 이 글의 표가 바로 그 화면입니다.
탐색기는 어느 걸 쓰셔도 같은 값이 나옵니다. 같은 원장을 읽는 것이라서 그렇습니다. 값이 다르게 보인다면 다른 코인의 탐색기를 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트코인 주소와 다른 체인의 주소는 생긴 모양이 달라서 섞이면 조회가 안 됩니다.

8. 흔히 잘못 알려진 것 다섯 가지
이 글을 쓰면서 제가 고쳐 잡은 것들입니다.
그때 41달러였다
앞에서 본 그대로입니다. 댓글에 달린 어림값이지 누가 그 값에 거래한 게 아닙니다. 어떤 글이 출처 없이 그 숫자를 던지면 글쓴이가 원본을 안 열어 본 겁니다.
파파존스 피자였다
그 브랜드가 글타래에 나오긴 합니다. 산 사람 본인 입에서 나오는데 맥락이 다릅니다. 요즘은 온라인 주문 되는 피자집이 많다는 얘기를 하면서 자기 집에서 쓰던 데를 예로 든 겁니다. 영수증이 아닙니다. 뭐가 배달됐는지 저는 모르고, 아는 척해서 적지 않겠습니다.
서명에 적힌 주소에서 코인이 나갔다
아닙니다. 그는 글마다 서명란에 후원 주소를 달고 다녔는데, 그 주소와 실제로 결제에 쓰인 주소를 대조해 봤습니다. 서로 다른 주소고 내역도 다릅니다. 이건 틀리기 쉽습니다. 인용문 안에 찍혀 있는 게 서명 주소라서, 사람들이 그걸 옮겨 적게 됩니다.
그 1만 개가 아직 그 주소에 있다
없습니다. 받은 지 10분 만에 다 나갔습니다. 지금 그 주소에 남아 있는 건 그 뒤로 사람들이 보낸 자잘한 금액이 전부이고, 다 합쳐 0.00379983개입니다. 주소 잔액을 보고 아직 1만 개가 잠들어 있다고 적은 글이 가끔 보이는데, 조회해 보시면 바로 확인됩니다.
역사상 최악의 거래
저는 이 표현이 제일 마음에 안 듭니다. 야박해서만이 아니라 앞뒤가 뒤집혀 있어서입니다. 값이 있는 코인을 그가 날린 게 아닙니다. 값이 붙을 수 있는 물건인지를 알아보러 갔고, 나흘 동안 아무한테도 못 떠넘기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를 실수라고 부르려면 그가 묻고 있던 질문의 답을 이미 알고 있어야 합니다.
9. 여기서 남는 것
이야기 하나 읽었다고 돈 쓰는 방식을 바꿀 일은 아닙니다. 다만 여기 나온 것 중 셋은 실제로 쓰이고, 코인을 처음 만지는 첫 주에 바로 만나게 됩니다.
사토시 단위는 결국 만나게 됩니다
1개가 1억 사토시입니다. 금액이 사토시로 적히는 경우가 꽤 있고, 이 글에 나온 546사토시 경계는 실제로 부딪히는 선입니다. 지갑에 남은 아주 작은 잔액이 안 보내질 때 대개 이것 때문입니다. 고장이 아니고 고객센터가 풀어 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수료는 금액이 아니라 덩치로 붙습니다
2010년에 남겨진 0.99개는 아무도 손보지 않은 소프트웨어가 낸 사고에 가깝습니다. 그 밑에 깔린 원리는 그대로입니다. 내 거래가 블록에서 차지하는 자리값을 내는 거라서, 잔돈을 여러 조각 모아 보내면 큰 걸 한 조각으로 보내는 것보다 비쌉니다. 첫 출금 전에 한 번 제대로 보시면 좋고, 거래소끼리 옮길 때 값이 그렇게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주소가 지시의 전부입니다
이 시스템은 내가 무슨 뜻이었는지 모릅니다. 2010년의 그 결제도 주소가 시킨 곳으로 10분 만에 갔고, 전화 걸 데는 없었습니다. 지금도 같습니다. 그래서 주소나 네트워크를 잘못 고르는 실수는 유난스러울 만큼 조심하는 게 맞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보는 기준
예전에는 비싼 실수 쪽에 넣어 뒀습니다. 글타래와 원장을 읽고 나서는 실험 쪽으로 옮겼습니다. 그러고 나니 코인을 볼 때 던지는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얼마짜리냐가 아니라, 뭘 할 수 있고 최근에 누가 그걸 받아 줬느냐입니다. 2010년 5월 비트코인에 대한 정직한 답은 거의 아무것도 못 한다였고, 한 사람이 딱 한 번, 모르는 사람하고, 저녁 한 끼를 해내 봤습니다. 그 뒤에 붙은 건 전부 각주입니다. 누가 나흘 동안 우스워 보이는 걸 감수한 덕입니다.
이제 막 시작하셨다면 이야기보다 심심한 쪽이 더 쓸모 있습니다. 실제로 사는 절차, 사고 나면 어디에 두는지, 따로 기계를 살 만한 때가 언제인지입니다.
제휴 고지: 일부 링크는 제휴 링크이며, 추가 비용 없이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