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로 걸어 뒀는데 계정 잔고가 왜 줄어 있을까
격리와 교차는 안전 스위치가 아니라 담보 범위를 고르는 스위치입니다. 무엇이 포지션 뒤에 서는지, 거래소가 무엇을 보고 닫는지, 그리고 격리 상한을 조용히 없애는 설정 두 개까지.
격리와 교차를 두고 흔히 하는 말 여섯 개, 그리고 그때 위험 엔진이 실제로 보고 있는 것을 나란히 놓았습니다. 각 줄이 아래 본문 한 섹션으로 이어집니다.
| 흔히 하는 생각 | 실제로 벌어지는 일 |
|---|---|
| “격리로 해 두면 조심하는 쪽이다” | 손실 상한이 그 칸이면 버티는 힘도 그 칸입니다. 상한과 버퍼가 같은 돈이라 청산이 더 가까운 가격에서 옵니다. |
| “교차는 여유가 있다” | 여유의 정체가 잔고입니다. 훨씬 멀리 버티는 대신 버틴 만큼을 걸어 둔 상태입니다. |
| “멀쩡하던 포지션이 왜 닫혔지” | 교차에서 거래소가 보는 건 포지션 가격이 아니라 계정 지표입니다. 그 숫자가 무너지면 잘 가던 포지션도 정리 대상이 됩니다. |
| “격리로 뒀으니 나머지 돈은 안 건드려진다” | 울타리가 닫혀 있을 때만입니다. 자동 증거금 보충과 통합계정 담보, 이 둘이 울타리를 여는 문서화된 경로입니다. |
| “현물로 사 둔 코인은 선물이랑 별개다” | 스위치가 아니라 지갑이 정합니다. 통합계정은 현물 잔고까지 담보 가치비율을 곱해 증거금에 넣습니다. |
| “격리·교차는 어디서나 같은 뜻이다” | 현물 마진에서는 빌리는 이야기라 이자가 붙고 마진 레벨을 봅니다. 선물에는 대출도 이자도 없습니다. |
여기서 하나만 들고 가신다면: 이 스위치는 위험을 줄이거나 늘리는 장치가 아니라 무엇을 내주는지 고르는 장치이고, 애초에 내줄 것이 얼마나 있는지는 지갑이 정해 둔다는 점입니다.
1. 격리로 걸어 뒀는데 계정 잔고가 줄어 있다
2. 이 칸이 묻는 건 위험이 아니라 담보 범위입니다
3. 원화 거래소 화면에는 없던 칸, 기본값이 무엇인지부터
4. 증거금을 밀어 넣는 버튼, 그리고 그걸 대신 눌러 주는 설정
5. 스위치보다 먼저인 것은 지갑이 그어 둔 경계입니다
6. 담보로 맡긴 코인에도 가격이 붙어 있습니다
7. 담보 100만원으로 두 모드를 나란히 따라가 보면
8. 무엇을 보고 닫는가: 청산가 하나 vs 계정 지표 하나
9. 교차가 더 버티는 진짜 이유, 그리고 그게 0이 되는 조합
10. 스위치가 붙어 있는 자리는 거래소마다 다릅니다
11. 같은 두 단어가 현물 마진에서는 빚을 뜻합니다
12. 비용이 빠지는 자리, 남는 것, 그리고 옆 칸 스위치
13. 용어집: 이 주제를 덮는 열두 단어
거래소 고객센터에 반복해서 들어오는 문의가 하나 있습니다. 격리로 걸어 뒀는데 잔고가 줄어 있다는 겁니다. 포지션에 넣어 둔 증거금만 날아가야 정상인데 계정 전체 숫자가 내려가 있으니, 계산이 안 맞으면 시스템 오류부터 의심하게 됩니다. 반대 방향 문의도 같은 빈도로 들어옵니다. 잔고가 남아 있는데 포지션이 닫혔다는 겁니다. 돈이 있는데 왜 정리를 했느냐는 질문이죠. 둘 다 오류가 아니고, 둘 다 같은 지점에서 갈립니다. 거래소가 보고 있던 숫자와 사용자가 보고 있던 숫자가 서로 다른 것이었습니다. 이 글은 그 스위치를 뜯어 봅니다. 격리와 교차가 각각 무엇을 담보로 내주는지, 그때 엔진이 지켜보는 대상은 무엇인지, 격리 상한을 조용히 없애 버리는 설정 두 개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스위치보다 계좌 구조를 먼저 봐야 하는지까지입니다. 강제 청산 절차 자체는 청산이 실제로 걸리는 지점에, 가만히 있어도 증거금을 깎는 비용은 펀딩비에 따로 정리해 뒀고, 용어가 낯설다면 현물과 선물의 차이부터 보시는 편이 편합니다.

1. 격리로 걸어 뒀는데 계정 잔고가 줄어 있다
먼저 상황을 정확히 그려 보겠습니다. 이 장면이 스위치의 정체를 그대로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선물 계정에 잔고가 들어 있습니다. 그중 일부만 떼어서 포지션 하나를 열었습니다. 격리로 해 뒀으니 최악의 경우에도 떼어 낸 그 금액까지만 잃는다고 정리해 두고 다른 일을 보러 갑니다. 며칠 뒤 계정을 열어 보니 포지션은 살아 있는데 계정 잔고가 처음보다 내려가 있습니다. 청산을 당한 적도 없고 출금한 적도 없습니다.
같은 계정에서 반대 상황도 생깁니다. 교차로 포지션 두 개를 들고 있었는데, 하나는 물려 있었고 하나는 수익 중이었습니다. 어느 날 둘 다 닫혀 있습니다. 물린 쪽이 닫힌 건 이해가 되는데, 수익 중이던 쪽이 왜 같이 정리됐는지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두 장면 다 설정이 적힌 대로 작동한 결과입니다. 다만 사용자 쪽 머릿속에 있던 스위치 이름이 한 단계 헐거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칸을 내가 얼마나 위험하게 갈 것인가를 정하는 칸으로 읽습니다. 실제로 적혀 있는 문구는 이 포지션 뒤에 어떤 잔고가 서 있는가 쪽입니다.
이 차이가 실전에서는 이렇게 갈립니다. 시장이 반대로 갈 때 거래소가 가장 먼저 재는 대상이 무엇이고, 부족할 때 손을 뻗을 수 있는 범위가 어디까지냐는 겁니다.
- 포지션에 배정한 증거금까지라면 손실은 거기서 멈추고, 대신 버틸 힘도 거기까지라 청산이 더 가까운 가격에서 옵니다.
- 계정의 가용 잔고까지라면 훨씬 멀리 버티고, 대신 결국 무너지는 숫자가 포지션이 아니라 계정 쪽 숫자가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갑니다. 두 장면 모두 ‘내가 얼마를 걸었는가’와 ‘거래소가 얼마까지 손을 뻗을 수 있는가’가 서로 다른 숫자라는 사실에서 나옵니다. 주문창에 찍어 넣은 금액은 앞의 숫자이고, 강제 정리를 부르는 계산은 뒤의 숫자로 돌아갑니다. 둘이 같다고 믿고 있으면 계정 화면의 어떤 변화도 설명이 안 됩니다.
아래 내용은 전부 이 갈림길에서 파생되고, 순서도 그 갈림길을 따라갑니다.
2. 이 칸이 묻는 건 위험이 아니라 담보 범위입니다
마케팅 문구를 걷어 내면 이 스위치가 묻는 건 한 가지입니다. 이 포지션 뒤에 어떤 잔고가 서 있느냐는 것입니다.
격리는 포지션을 열 때 담보를 정해진 만큼 배정합니다. 그 금액에 포지션의 평가손익을 더하고 뺀 것이 이 포지션이 가진 자원의 전부입니다. 바깥에 있는 돈은 관여하지 않습니다. 바이낸스 문서도 마진 계정 쪽에서 같은 취지를 적어 뒀습니다. 격리 증거금은 거래쌍마다 독립이고, 증거금을 더 넣어야 하면 그 거래쌍 자기 몫에 넣어야 하며, 시스템이 다른 격리 포지션에서 알아서 끌어오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교차는 해당 정산 자산의 가용 잔고가 그 모드의 모든 포지션을 함께 받칩니다. 포지션별 배정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거래소가 이 포지션을 계속 들고 있어도 되는지 판단할 때는 계정이 가진 것과 열려 있는 포지션들의 현재 평가액을 합산해서, 포지션 전체가 요구하는 금액과 비교합니다.
담보 범위가 다르다는 이 한 줄에서 나머지 차이가 전부 파생됩니다. 목록이 생각보다 깁니다.
- 거래소가 무엇을 재서 정리를 시작하는지
- 그때까지 시장이 얼마나 움직여야 하는지
- 그 순간 걸려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
- 그 직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 정리된 뒤에 남는 것이 무엇인지
- 다른 포지션이 휘말리는지 아닌지
| 질문 | 격리 | 교차 |
|---|---|---|
| 뒤에 서 있는 잔고 | 이 포지션에 배정한 증거금 | 정산 자산의 계정 가용 잔고 전체 |
| 다른 포지션과의 관계 | 서로 남남 | 같은 주머니를 나눠 씀 |
| 이 포지션에서 나올 수 있는 최대 손실 | 배정한 금액 | 계정이 한계선 |
| 증거금을 더 넣는 방법 | 포지션에 직접 추가 | 계정에 입금(전 포지션에 동시 반영) |
표에서 두 번째 줄이 나머지를 다 끌고 갑니다. 격리 포지션끼리는 서로 남남이라 옆 포지션이 아무리 잘 가도 내 포지션에 한 푼도 넘어오지 않고, 반대로 옆 포지션이 아무리 망가져도 내 담보는 멀쩡합니다. 교차는 정확히 그 반대여서, 잘 가는 포지션이 못 가는 포지션을 받쳐 주는 동시에 못 가는 포지션이 잘 가는 포지션의 여유까지 갉아먹습니다. 도움과 피해가 같은 통로로 다닙니다.
담보 범위가 다르면 사고가 나는 순서도 달라집니다. 격리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포지션 하나에서 시작해 그 포지션 하나에서 끝납니다. 교차에서 문제가 생기면 시작은 어느 포지션 하나일지 몰라도 끝은 계정 전체가 됩니다. 그래서 사후에 원인을 되짚을 때도 격리는 그 종목의 차트만 보면 되고, 교차는 그 시간대에 계정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전부 봐야 설명이 붙습니다.
이 목록에 없는 항목 하나가 중요합니다. 이 스위치는 그 거래가 좋은 판단이었는지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담보를 어떻게 묶어 둘지 정하는 장치라서 방향이나 규모나 시점에는 관여하지 못하고, 틀린 포지션을 맞는 포지션으로 바꿔 주지도 않습니다.
3. 원화 거래소 화면에는 없던 칸, 기본값이 무엇인지부터
국내 원화 거래소만 쓰다가 해외 선물 화면을 처음 연 분들이 가장 먼저 마주치는 칸이 이 칸입니다. 그리고 국내 화면에는 대응되는 물건이 아예 없습니다.
원화 거래소의 현물 매수는 낸 돈이 곧 산 물건이라 담보라는 개념이 필요 없습니다. 잔고가 마이너스로 갈 일도 없고, 거래소가 내 포지션을 대신 정리할 일도 없습니다. 그래서 국내 앱에는 격리나 교차 같은 칸이 없고, 그 자리에 있던 습관 그대로 해외 선물 화면을 열면 낯선 칸 두세 개를 기본값으로 두고 지나가게 됩니다. 문제는 이 칸들의 기본값이 대체로 교차 쪽이라는 점입니다.
| 해외 선물 화면의 칸 | 국내 현물 화면의 대응 | 기본값을 그냥 두면 |
|---|---|---|
| 격리 / 교차 | 없음 | 대체로 교차. 계정 잔고 전체가 받치는 상태로 시작합니다 |
| 배수(레버리지) | 없음 | 거래소가 정해 둔 기본 배수로 초기 증거금이 계산됩니다 |
| 단방향 / 헤지 | 없음 | 단방향. 반대 주문이 새 포지션이 아니라 청산 주문이 됩니다 |
| 통합계정 여부 | 현물 지갑 하나 | 현물 잔고까지 같은 주머니에 들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표에서 마지막 줄이 국내 사용자에게 가장 자주 문제가 됩니다. 국내 앱은 현물 지갑 하나가 전부라 ‘내 코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고민할 일이 없습니다. 해외 거래소는 같은 계정 안에서도 현물과 선물이 서로 다른 주머니일 수 있고, 통합계정으로 열려 있으면 그 구분 자체가 없습니다. 첫 입금 직후에 이 구조를 한 번 확인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 격리로 걸어 둔 포지션이 왜 현물 잔고까지 끌어다 쓰는지가 설명되지 않습니다.
용어 대응도 한 번 정리해 두면 편합니다. 국내에서 쓰던 ‘예수금’에 해당하는 것이 선물 화면에서는 ‘지갑 잔고’이고, ‘평가금액’에 해당하는 것이 ‘증거금 잔고’입니다. 여기에 국내에는 없던 항목이 하나 붙습니다. ‘증거금 비율’ 또는 ‘마진 비율’이라고 표시되는 숫자인데, 교차에서 강제 정리를 부르는 숫자가 바로 이것입니다. 화면 어딘가에 작게 붙어 있어서 처음에는 잘 안 보입니다.
순서상 한 단계 더 있습니다. 국내에서 원화로 코인을 사서 해외 거래소로 보낸 다음 선물을 여는 경로라면, 선물 지갑에 들어가는 것은 원화가 아닙니다. 정산 자산으로 바뀐 상태로 들어갑니다. 현물 지갑에 코인이 있어도 선물 지갑으로 옮기기 전에는 증거금으로 잡히지 않는 구조가 있고, 반대로 통합계정이면 옮기지 않아도 이미 담보에 포함돼 있는 구조가 있습니다. 같은 거래소 안에서도 계정 종류에 따라 갈리는 지점이라, 입금 직후에 ‘내 잔고가 지금 어느 주머니에 있는지’를 한 번 보고 넘어가면 뒤에 헷갈릴 일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국내 앱에서 굳어진 습관 하나가 여기서 잘 어긋납니다. 원화 현물에서는 매수 버튼을 누른 금액이 곧 위험의 전부라서, 화면을 닫아 두고 며칠 잊고 있어도 잔고가 저절로 줄지 않습니다. 선물 화면에서는 포지션을 열어 둔 것만으로 펀딩이 정산되고, 담보 자산 가격이 움직이면 증거금 비율이 따라 움직입니다. 아무 주문도 넣지 않은 기간에 숫자가 변해 있는 것이 정상 동작이라는 점이, 국내 화면만 쓰다 온 분들에게는 가장 낯선 대목입니다.
국내 거래소에서 선물을 접해 본 적이 없다면 현물과 선물의 차이를 먼저 훑고 오시는 편이 빠르고, 주문창 칸 이름은 주문 유형 정리 쪽에 따로 있습니다.
4. 증거금을 밀어 넣는 버튼, 그리고 그걸 대신 눌러 주는 설정
포지션이 위태로울 때 손에 쥔 수단이 모드마다 다릅니다. 여기가 스위치 철학보다 훨씬 실전에 가깝습니다.
격리 포지션에는 증거금 조절 버튼이 붙어 있습니다. 열려 있는 포지션에 담보를 더 밀어 넣으면 청산가가 멀어지고, 빼면 가까워집니다. 뺄 수 있는 금액은 무제한이 아닙니다. 초기 증거금 요건만큼과 이미 안고 있는 평가손실만큼은 거래소가 잡아 두기 때문에, 포지션이 나빠질수록 회수 가능액은 줄어들다가 정작 필요할 때쯤 0이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쓸모 있는 방향은 넣는 쪽이고, 이건 격리에만 있는 수단입니다.
교차에는 그 버튼이 없습니다. 빠뜨린 기능이 아니라 옮길 대상이 없어서입니다. 잔고가 이미 전부를 받치고 있으니 옮길 곳이 없습니다. 대응되는 행동은 계정에 입금하거나 다른 포지션을 정리하는 쪽이고, 어느 쪽이든 특정 포지션 하나가 아니라 교차 포지션 전부의 여유가 동시에 올라갑니다.
그리고 두 모드의 경계를 흐리는 설정이 하나 있습니다. 켜기 전에 성격을 알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바이비트는 자동 증거금 보충을 격리 전용 기능으로 안내합니다. 켜 두면 증거금 수준이 유지 증거금에 닿으려 할 때마다 시스템이 계정의 가용 자금을 포지션으로 자동 이체하고, 그 동작을 반복합니다. 문서에 적힌 한계선은 실효 배수가 1배가 되는 지점, 그러니까 포지션 가치만큼의 담보가 전부 들어간 상태입니다. 같은 문서에 청산 위험을 낮출 뿐 청산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약속하지는 않는다는 문장도 함께 있습니다.
앞의 산수와 붙여 놓고 보면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격리를 격리로 만들어 주는 성질은 배정한 담보 바깥으로 손이 나가지 않는다는 점 하나입니다. 자동 보충은 포지션이 위태로워질 때마다 그 문을 열라는 상시 지시입니다. 결과적으로 포지션은 교차와 같은 방식으로 계정을 끌어다 쓰게 되고, 다만 한꺼번에가 아니라 조금씩 여러 번 그렇게 됩니다. 상한을 정하려고 격리를 골라 놓고 상한을 푸는 설정을 켜 두면, 두 설정이 서로 반대로 당기다가 나중 것이 이깁니다.
회수 쪽도 성격을 알아 둘 만합니다. 포지션이 수익 중일 때는 회수 가능액이 늘어나 있어서 담보를 빼내기 쉬운데, 빼내는 순간 청산가가 가까워집니다. 수익이 났으니 원금만 빼 두자는 판단이 곧바로 버퍼를 줄이는 행동이 되는 구조라, 뺀 직후의 청산가를 다시 확인하지 않으면 며칠 뒤에 예상보다 이른 정리를 겪게 됩니다.
기능 자체를 나쁘게 볼 이유는 없습니다. 자는 동안 포지션이 날아가는 것을 막고 싶다는 요구는 분명히 있고, 그 요구에 맞춘 설계입니다. 다만 켜는 순간 이 포지션의 최대 손실이 배정 금액이 아니라 계정의 가용 잔고 쪽으로 옮겨 간다는 점이 화면 어디에도 큰 글씨로 붙어 있지 않습니다. 켜 두려면 ‘격리인데 상한은 계정’이라는 상태로 알고 있어야 하고, 상한 쪽이 중요하다면 이 스위치를 끄는 것이 그 상한을 지키는 방법입니다.
화면의 모드 표시는 그대로 격리인데 계정 잔고가 줄어 있는 상황, 첫 번째 원인이 대개 여기입니다.
5. 스위치보다 먼저인 것은 지갑이 그어 둔 경계입니다
두 번째 경로는 규모가 더 크고, 스위치보다 한 층 위에 있습니다.
마진 모드는 계정 안에서 담보를 나눕니다. 그 계정 안에 애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스위치가 아니라 계좌 구조가 정합니다.
예전 방식에서는 파생상품이 별도 지갑에 삽니다. 쓰려면 먼저 옮겨야 하고, 교차라고 해도 옮겨 둔 금액까지만 닿습니다. 현물 보유분은 다른 칸에 있어서 위험 엔진이 손을 뻗지 못합니다. 설정 때문이 아니라 경계 때문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선물 지갑에 얼마를 옮기느냐가 이미 선을 그은 행위이고, 마진 모드는 그 선 안쪽에서만 작동합니다.
통합계정은 그 경계를 없애는 것이 상품의 요지입니다. 주머니가 하나이고 그 안의 모든 것이 계산에 들어갑니다. 바이비트 통합계정은 지갑 총잔고를 보유 자산마다 잔고에 지수 가격과 담보 가치비율을 곱해 전부 더하는 방식으로 구합니다. 이 식을 천천히 읽으면 거래와 무관하게 들고 있던 자산도 그 합계 안에 있습니다. 몇 년 두고 볼 생각으로 사 둔 코인이 같은 계정에 있다면, 그 코인도 지금 열려 있는 무기한 계약 뒤에 서 있는 담보의 일부입니다.
거래소가 이걸 숨기지도 않습니다. 자금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내세우는 장점이고, 실제로 효율적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격리로 해 뒀는데 장기 보유분이 녹았다는 이야기의 답이기도 합니다.
확인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계정 화면에서 현물 잔고와 선물 잔고가 별도 항목으로 나뉘어 있고 둘 사이를 옮기는 이체 버튼이 있으면 지갑이 나뉜 구조입니다. 반대로 자산이 한 목록에 있고 그 목록 옆에 담보로 쓸지 여부를 켜고 끄는 표시가 붙어 있으면 통합 구조입니다. 후자에서는 담보로 잡히는 자산 목록을 직접 손볼 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정산 자산처럼 항상 담보로 들어가는 항목은 그 조정 대상에서 빠져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확인 순서가 보통 생각하는 것과 반대입니다. 경계선을 긋는 쪽은 지갑이고, 스위치는 그 안을 나눌 뿐입니다. 스위치만 보고 지갑을 안 보면 작은 질문에는 답하고 큰 질문은 열어 둔 셈이 됩니다.
여기서 나오는 실무적인 결론은 단순합니다. 거래 때문에 위험에 노출되는 금액은 위험 엔진이 볼 수 있는 주머니 안의 금액입니다. 그 주머니에 거래에 쓸 생각이 없던 것이 들어 있다면 모드 설정으로는 빠지지 않고, 다른 토글을 아무리 조합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건 포지션을 열 때가 아니라 자금을 옮길 때 결정되는 문제입니다. 계정 접근 자체를 지키는 이야기는 거래소 계정이 털리는 경로 쪽에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6. 담보로 맡긴 코인에도 가격이 붙어 있습니다
담보가 정산 자산이 아닌 순간, 담보 자체에 가격이 생깁니다. 여기서 잘 계산에 안 넣는 노출이 하나 더 붙습니다.
거래소는 담보로 받는 자산마다 가치비율을 공시합니다. 정산용 스테이블코인은 대개 전액으로 세고, 나머지는 그보다 낮게 셉니다. 깎는 만큼이 담보로 기대는 동안 그 자산이 떨어질 경우를 대비한 몫입니다. 바이비트 통합계정은 지갑 잔고를 계산할 때 자산별 담보 가치비율을 곱하고, 바이낸스 멀티에셋 모드는 여러 코인이 공시된 비율로 포지션을 받치게 해 줍니다. 이 모드에는 따로 적어 둘 만한 조건이 하나 붙어 있는데, 교차 전용으로만 작동한다는 점입니다. 그 안에서는 격리를 고를 수 없습니다. 계정 층위의 선택이 포지션 층위의 선택을 지워 버리는 구조를 그대로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 담보로 쓰는 것 | 달라지는 점 | 같이 봐야 할 것 |
|---|---|---|
| 정산 자산만 | 담보 가치가 요구액에 대해 흔들리지 않습니다 | 포지션만 움직입니다 |
| 주요 코인(공시 비율 적용) | 시장가의 일부만 담보로 인정됩니다 | 그 코인 가격이 내 증거금에 들어옵니다 |
| 변동성 큰 자산(낮은 비율) | 깎이는 폭이 크고 담보 가치도 잘 움직입니다 | 양쪽이 동시에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
| 담보와 포지션이 같은 코인 | 같은 방향 노출이 두 번 겹칩니다 | 하락이 증거금과 포지션을 함께 깎습니다 |
담보 목록을 손볼 수 있는 계정이라면, 지금 담보로 켜져 있는 자산이 무엇인지 한 번 보고 넘어가는 것만으로도 이 노출의 크기를 알 수 있습니다. 목록에 변동성이 큰 자산이 여럿 켜져 있으면 증거금 비율이 포지션과 무관하게 출렁이는 계정이고, 정산 자산 위주로만 켜져 있으면 비율이 포지션 손익을 거의 그대로 따라갑니다. 어느 구성이 맞는지는 각자 사정이지만, 지금 어느 구성인지 모르는 상태가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마지막 줄이 나쁜 날을 훨씬 나쁜 날로 만듭니다. 어떤 코인을 담보로 맡겨 두고 그 코인 시장을 롱으로 들고 있으면, 하락은 담보 가치를 줄이면서 동시에 그 담보가 흡수해야 할 손실을 만들어 냅니다. 고장이 난 게 아니라, 따로인 줄 알았던 노출 두 개가 사실 같은 노출을 두 번 센 것이었고 그 둘이 같이 도착한 겁니다.
정산 자산과 담보 자산이 다르면 계산 단위도 한 겹 늘어납니다. 포지션 손익은 정산 자산으로 찍히는데 담보는 다른 코인이라, 담보 코인이 오르면 증거금 여유가 늘고 내리면 줄어드는 움직임이 포지션 손익과 별개로 계속 붙습니다. 화면의 증거금 비율이 포지션과 상관없이 오르내리는 것처럼 보이는 계정은 대개 이 구성입니다.
비율이라는 말이 추상적으로 들리면 이렇게 보면 됩니다. 시장가 100만원어치 코인을 담보로 맡겨도 공시 비율이 100%가 아니면 증거금 계산에는 그보다 적은 금액이 들어갑니다. 남은 몫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거래소가 완충으로 잡아 둔 부분입니다. 그래서 담보를 코인으로 채운 계정은 화면의 자산 평가액과 실제로 증거금에 반영되는 금액이 처음부터 다르고, 그 차이는 자산이 흔들릴수록 커집니다.
겹치지 않아도 2차 효과는 남습니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밀릴 때는 주머니 안의 스테이블코인이 아닌 자산이 동시에 싸지므로, 포지션 쪽이 이미 나빠지는 중에 담보 쪽도 같이 내려갑니다. 아무것도 안 한 포지션이 한 시간 전보다 위험해질 수 있고, 이유는 뒤를 받치던 것들의 값이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청산가까지의 거리보다 증거금 비율을 보는 편이 나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7. 담보 100만원으로 두 모드를 나란히 따라가 보면
이제 숫자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시세와 무관하게 성립하는 산수만 씁니다.
선물 계정에 정산 자산 100만원어치가 있습니다. 초기 증거금 10만원이 필요한 포지션 하나를 엽니다. 같은 포지션, 같은 배수, 모드만 다르게 놓고 비교합니다.
| 격리(10만원 배정) | 교차(계정 100만원) | |
|---|---|---|
| 불리한 움직임을 흡수하는 여유 | 배정한 10만원에서 유지 증거금을 뺀 만큼 | 계정 100만원에서 다른 포지션 몫을 뺀 만큼 |
| 시장이 반대로 갈 수 있는 거리 | 가까운 쪽 | 다른 포지션이 없다면 대략 열 배 먼 쪽 |
| 이 포지션에서 잃을 수 있는 최대 | 10만원 | 계정 잔고까지 |
| 다른 조건이 같을 때 강제 정리 빈도 | 더 잦음 | 더 드묾 |
| 한 번 났을 때의 크기 | 작음 | 큼 |
아래 두 줄을 붙여서 읽어야 합니다. 격리는 더 자주 나는 대신 작게 나는 쪽이고, 교차는 드물게 나는 대신 크게 나는 쪽입니다. 안전한 칸은 어느 쪽에도 없습니다. 같은 노출을 서로 다른 모양으로 잡아 둔 것뿐이고, 어떤 모양이 자기한테 맞는지는 엔진이 알 수 없는 영역이라 이 글에서 정해 드리지 않습니다.
숫자를 조금 더 따라가 보겠습니다. 이 포지션에서 3만원 평가손실이 났다고 하겠습니다. 격리라면 포지션 뒤에 남은 것은 10만원에서 3만원을 뺀 7만원이고, 유지 증거금 요구액은 그대로이므로 증거금 비율이 눈에 띄게 나빠집니다. 같은 3만원이 교차에서는 계정 100만원에서 빠져 97만원이 남고, 요구액은 같으니 비율은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같은 손실, 같은 포지션인데 화면의 경고 색이 한쪽에만 들어옵니다.
반대 방향도 마찬가지입니다. 손실이 8만원까지 커지면 격리 쪽은 남은 2만원으로 유지 요구를 못 채워 정리 절차에 들어가고, 그 시점에 잃는 금액은 배정한 10만원입니다. 교차 쪽은 92만원이 남아 있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대신 같은 방향으로 계속 밀리면 잃을 수 있는 금액의 한계선이 92만원 쪽에 있습니다. 두 열의 차이는 지금 얼마를 잃었느냐가 아니라 어디까지 잃을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여기서 따라오는 결론 두 개는 소리 내어 적어 둘 만합니다.
첫째, 격리의 손실 상한은 포지션 한 개당입니다. 격리 포지션이 열 개면 상한이 열 개이고, 그 합계를 막아 주는 장치는 없습니다. 하나하나가 제한돼 있으니 보호받는다고 느끼기 쉬운데, 총액으로는 교차와 같은 금액을 잃을 수 있습니다. 나눠서 잃을 뿐이고, 게다가 각 건은 교차였다면 아직 살아 있었을 가격에서 닫힙니다.
덧붙이면, 격리 포지션이 여러 개일 때는 청산이 한 번에 오지 않고 순서대로 옵니다. 시장이 같은 방향으로 계속 밀리면 가장 얇게 배정한 포지션부터 차례로 정리되고, 그때마다 계정 잔고에서 그만큼씩 빠집니다. 각각은 예고된 금액이라 놀랄 일이 없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하루에 서너 건이 연달아 찍히면서 합계가 예상 밖으로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한이 있다는 사실과 상한이 여러 개라는 사실을 같이 기억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둘째, 오래 버티는 것과 적게 잃는 것은 다릅니다. 교차는 손실이 확정되는 시점을 뒤로 미룹니다. 미루는 동안 손실은 계속 자랍니다. 결국 확정될 때의 금액은 앞 시점에서 확정됐을 금액보다 큽니다. 여유는 실재하고, 여유의 값을 그만큼 치릅니다.
8. 무엇을 보고 닫는가: 청산가 하나 vs 계정 지표 하나
두 모드를 가장 깔끔하게 가르는 질문은 거래소가 무엇을 지켜보느냐입니다. 한쪽은 포지션에 붙은 가격이고, 다른 쪽은 계정에 붙은 비율입니다.
격리는 포지션마다 자기 청산가를 가집니다. 마크 가격이 그 숫자에 닿으면 그 포지션이 정리되고, 계정의 나머지는 그대로 있습니다. 바이낸스 문서도 격리 포지션 하나의 청산이 다른 격리 포지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그대로 적어 뒀습니다.
교차에는 넘어야 할 포지션별 선이 없습니다. 바이비트 통합계정 문서는 이 대비를 분명하게 씁니다. 교차에서는 계정 유지 증거금률이 100%에 닿을 때 청산이 시작되고, 이건 개별 포지션이 자기 임계에 닿을 때 발동되는 격리와 정반대라는 겁니다. 방아쇠는 계정 쪽 숫자에 있습니다. 포지션은 그 숫자를 되돌리기 위해 닫히는 대상이고, 엔진은 문제를 가장 크게 줄이는 순서로 고르지 원인을 제공한 순서로 고르지 않습니다.
| 질문 | 격리 | 교차 |
|---|---|---|
| 엔진이 지켜보는 것 | 마크 가격 대 이 포지션의 청산가 | 모드 전체를 덮는 계정 증거금 비율 |
| 닫히는 대상 | 그 포지션 | 계정 숫자를 되돌리는 데 필요한 만큼 |
| 다른 포지션 | 영향 없음 | 같은 주머니라 같은 사건에 포함 |
| 표시 청산가의 성격 | 이 포지션 사정으로만 움직임 | 다른 포지션이 움직이면 같이 움직임 |
마지막 줄은 따로 문단을 줄 만합니다. 교차 포지션 옆에 표시되는 청산가는 차트에 그어 둘 수 있는 고정선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 계정의 다른 모든 것이 그대로 있다고 가정한 스냅숏입니다. 포지션을 하나 더 열면 움직이고, 상관없는 거래가 손실로 돌아서면 움직이고, 출금해도 움직입니다. 이 숫자를 적어 두고 경계선처럼 쓰는 건 변수를 상수로 읽는 일이고, 하필 가장 못 믿을 때가 시장이 바쁜 때입니다. 여러 포지션이 동시에 움직이는 시점이니까요.
실무적으로는 이렇게 정리하면 편합니다. 격리에서는 청산가가 의미 있는 숫자이고 증거금 비율은 그것을 다른 단위로 표현한 것에 가깝습니다. 교차에서는 순서가 뒤집혀서, 증거금 비율이 의미 있는 숫자이고 청산가는 그 비율에서 역산해 낸 참고값입니다. 그래서 교차로 여러 포지션을 들고 있다면 포지션마다의 청산가를 하나씩 확인하는 습관보다 계정 지표 하나를 보는 습관이 사고를 덜 부릅니다.
격리에서는 같은 숫자가 훨씬 얌전합니다. 움직이긴 하는데 이유를 셀 수 있습니다. 증거금을 넣거나 빼거나, 펀딩이 포지션 증거금에서 정산되거나, 포지션 규모가 다른 명목가 구간으로 넘어가 유지 증거금률이 한 단계 올라가거나입니다. 구간 이야기는 청산 글에 자세히 있고, 이 부분은 두 모드가 똑같습니다.
9. 교차가 더 버티는 진짜 이유, 그리고 그게 0이 되는 조합
교차 포지션이 오래 버티는 데는 이유가 있고, 거래소가 봐줘서가 아닙니다. 상계입니다. 이 구조를 알면 교차가 도움이 되는 경우와 아무 도움도 안 되는 경우가 그대로 갈립니다.
미실현 이익과 미실현 손실이 같은 주머니로 흘러듭니다. 수익 중인 포지션은 손실 중인 포지션이 갉아먹고 있는 계정 자기자본을 그만큼 올려 줍니다. 결과적으로 이긴 쪽이 진 쪽을 받치는 모양이 되고, 그 사이 어떤 거래도 청산되지 않고 어떤 이체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공유 잔고 위의 덧셈뺄셈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이득은 포지션들이 실제로 다르게 움직일 때만 생깁니다.
- 같은 시장에 반대 방향으로 걸린 두 포지션. 구조상 한쪽 이익과 다른 쪽 손실이 짝을 맞춰 나옵니다. 교차가 요구 증거금을 실제로 낮춰 주는 경우이고, 동시에 격리라면 양쪽에 담보를 따로 묶어 두고 이긴 다리가 진 다리를 한 푼도 못 도와주는 경우입니다.
- 정말로 무관한 종목들. 시장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는 상계됩니다.
- 같이 움직이는 여러 포지션. 상계가 0입니다. 이 경우가 중요합니다.
마지막 경우를 좀 더 보겠습니다. 가장 흔한 구성이면서, 분산처럼 보이는데 분산처럼 굴지 않는 구성입니다. 알트코인 롱을 여러 개 교차로 들고 있는 계정은 위험을 나눠 진 여러 포지션이 아닙니다. 시장이 한 번 크게 밀리면 이름만 여러 개인 한 포지션입니다. 모든 다리가 동시에 지고, 공유 주머니가 사방에서 동시에 빠지고, 계정 쪽 숫자는 개별 포지션이 보여 주는 것보다 훨씬 빨리 내려갑니다. 포지션마다 청산가를 확인하던 사람 눈에는 전부 아직 여유 있어 보이다가, 계정 숫자가 먼저 무너지고 엔진이 정리를 시작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상계는 미실현 손익에만 걸리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수익 중인 포지션을 닫아 이익을 확정하면 그 금액이 잔고로 들어와 남은 포지션들의 여유가 즉시 올라갑니다. 반대로 손실 중인 포지션을 닫으면 그 손실이 잔고에서 빠져나가면서 남은 포지션의 여유가 줄어듭니다. 교차에서 포지션 하나를 정리하는 행동이 다른 포지션의 청산가를 움직이는 이유가 이것이고, 정리 순서를 정할 때 한 번쯤 계산에 넣어 볼 만한 부분입니다.
격리에는 이 실패가 없습니다. 대신 이득도 없습니다. 반대 방향으로 짝지은 두 포지션을 격리로 들면 양쪽 담보가 각각 묶이고, 수익 중인 다리가 다른 다리에 한 푼도 못 넘깁니다. 같은 원리를 부호만 바꿔 겪는 셈입니다.
정리하면 교차의 여유는 포지션들이 서로 다르게 움직인다는 조건 위에 세워져 있고, 그 조건이 깨지는 날에 여유도 같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조건이 깨지는 날은 대체로 시장이 크게 움직이는 날이라, 가장 필요할 때 가장 얇아지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구조를 알아 두면 내 포지션 구성이 두 실패 중 어느 쪽에 노출돼 있는지 미리 가늠할 수 있습니다.

10. 스위치가 붙어 있는 자리는 거래소마다 다릅니다
이 스위치는 거래소마다 다른 층위에 붙어 있고, 그 위치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을 정합니다.
바이낸스 선물은 마진 모드를 계약별로 적용합니다. 문서에는 전환이 선택한 계약에만 적용되고, 미체결 주문이나 포지션이 있으면 모드를 바꿀 수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뒤쪽 조건이 생각보다 큽니다. 선택은 진입 전에 하는 것이고, 들어간 뒤에 마음이 바뀌면 먼저 닫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금 상태를 확정한 다음에야 바꿀 수 있습니다.
바이비트 통합계정은 고른 모드를 계정 전체에 적용합니다. 거래쌍별 선택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한 번의 결정이 전부를 덮고 바꿀 때도 계정 단위 동작이 됩니다.
OKX는 계정 모드 아래에 격리와 교차를 두고, 포트폴리오 마진을 별도 위험 모형으로 둡니다. 포트폴리오 마진은 포지션을 하나씩 더하는 대신 포트폴리오 전체의 최악 시나리오에서 요구액을 뽑습니다. 비슷한 이름으로 여러 거래소에 있고, 대체로 계정 등급 조건이 붙습니다. 무엇이 무엇과 상계되는지 이해하고 있다고 전제하는 계산이기 때문입니다.
| 스위치가 붙은 자리 | 실제로 달라지는 것 |
|---|---|
| 계약별 | 거래쌍마다 다른 모드가 동시에 돌아갑니다. 어느 게 어느 모드인지 놓치기 쉽습니다 |
| 계정 전체 | 한 번 정하면 전부에 적용되고, 바꿀 때도 한 곳에서 바꿉니다 |
| 계정 모드 아래 | 계정 층위 선택이 포지션 층위 선택을 아예 없앨 수 있습니다 |
| 포지션이 있으면 잠김 | 진입 전에 정하는 항목이지 도중에 당기는 지렛대가 아닙니다 |
| 포트폴리오 마진(별도 모형) | 요구액이 포지션 합산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체 위험에서 나옵니다 |
선물 주문창을 건드리지 않았는데 모드가 정해져 있는 자리도 두 군데 있습니다. 자동화 상품은 자기 모드를 들고 다닙니다. 바이낸스는 USDⓈ-M 선물 그리드 봇에서 격리와 교차를 봇 생성 시점에 고르는 항목으로 문서화해 뒀습니다. 계정 주인이 오늘 고르지 않은 모드로 포지션이 돌아가고 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카피 포지션도 비슷하게 상품 쪽 설정을 따라갑니다. 두 경우 모두 선물 주문창이 아니라 상품 화면에서 확인해야 보입니다. 어디에 붙어 있는지는 거래소 기능 정리와 카피트레이딩 글에 있습니다.
층위가 다르다는 점은 실수 방식도 다르게 만듭니다. 계약별로 붙어 있는 거래소에서는 어떤 종목은 격리, 어떤 종목은 교차인 채로 몇 달이 지나가기 쉽습니다. 계정 전체에 붙어 있는 거래소에서는 그런 혼선은 없는 대신, 한 번 바꾸면 전혀 다른 성격의 포지션까지 같이 성격이 바뀝니다. 어느 쪽이든 포지션을 열기 전에 지금 값이 무엇인지 눈으로 확인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탭 이름과 제공 여부는 계정과 지역에 따라 다르게 보이므로, 다른 곳에 적힌 설명과 맞춰 보기보다 지금 열려 있는 화면의 표기를 읽는 편이 확실합니다.
11. 같은 두 단어가 현물 마진에서는 빚을 뜻합니다
혼란의 절반은 모드 자체가 아니라 단어에서 옵니다. 격리와 교차는 현물 마진 거래에서도 쓰이는 말인데, 그 아래 있는 장치가 다릅니다.
현물 마진은 빌리는 거래입니다. 담보를 걸고 자산을 빌리고, 대출에는 시간당 이자가 붙고, 빌린 자산으로 갚습니다. 건전성 지표는 마진 레벨이고, 바이낸스는 이를 총자산 가치를 총부채와 미지급 이자의 합으로 나눈 값으로 정의합니다. 이 숫자가 내려가면 단계별로 조치가 붙습니다. 먼저 추가 차입과 출금이 제한되고, 다음이 마진 콜, 그다음이 대출과 이자를 갚기 위한 자산 강제 매도입니다.
무기한 선물의 증거금은 대출이 아닙니다. 빌린 자산이 없고 이자도 붙지 않으며, 반복해서 나가는 비용은 펀딩비 쪽입니다. 펀딩은 빌려준 곳에 내는 돈이 아니라 반대편 트레이더와 주고받는 돈이고, 건전성 지표도 마진 레벨이 아니라 증거금 비율입니다.
| 현물 마진 | 무기한 선물 증거금 | |
|---|---|---|
| 열 때 벌어지는 일 | 자산을 빌립니다 | 담보를 묶습니다. 빌리는 건 없습니다 |
| 반복 비용 | 대출 이자 | 펀딩(반대편과 주고받음) |
| 건전성 숫자 | 마진 레벨: 자산 ÷ (부채 + 미지급 이자) | 증거금 비율: 요구액 대비 받치는 금액 |
| 나쁘게 끝나는 방식 | 빚 갚으려 자산이 팔림 | 엔진이 포지션을 닫음 |
| 격리의 뜻 | 차입을 거래쌍 하나에 묶음 | 담보를 포지션 하나에 배정 |
차이가 실제로 드러나는 순간은 시장이 조용할 때입니다. 현물 마진은 가만히 있어도 이자가 쌓여 부채가 커지므로 마진 레벨이 천천히 나빠집니다. 선물은 펀딩 방향에 따라 잔고가 늘 수도 줄 수도 있어서, 어떤 구간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는 동안 오히려 받는 쪽이 되기도 합니다. 비용의 성격이 한쪽은 일방향이고 다른 쪽은 양방향이라는 점이, 같은 단어를 쓰는 두 화면에서 가장 크게 갈리는 부분입니다.
담보 이야기와 빚 이야기가 같은 두 단어를 씁니다. 한쪽에서 배운 사람이 다른 쪽에 그대로 적용하면 격리와 교차의 큰 그림은 맞히고, 이자와 상환과 화면 숫자의 의미는 틀리게 됩니다.
12. 비용이 빠지는 자리, 남는 것, 그리고 옆 칸 스위치
마지막으로 자잘하지만 증상을 오해하게 만드는 것들을 모았습니다.
비용은 포지션을 받치는 곳에서 나갑니다. 거래 수수료와 펀딩은 그 포지션 뒤에 서 있는 담보에서 빠집니다. 격리라면 배정한 증거금에서 빠지니 정산이 한 번 지날 때마다 시장이 가만있어도 청산가가 조금씩 다가옵니다. 오래 들고 있던 포지션이 불리한 틱 하나 없이 자기 선 쪽으로 밀려가 있는 이유입니다. 교차라면 같은 금액이 공유 잔고에서 빠지므로 모든 포지션의 여유가 함께 내려가고, 선이 움직이는 대신 계정 잔고가 서서히 줄어드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같은 청구, 다른 증상입니다.
강제 정리 뒤에 남는 것도 다릅니다. 격리 청산은 배정한 담보를 소진합니다. 청산 수수료가 거기서 빠지고 남은 것이 있으면 계정으로 돌아오며, 다른 격리 포지션은 그대로 갑니다. 교차 청산은 계정 단위 사건이라 엔진이 계정 숫자가 회복될 때까지 포지션을 줄이거나 닫습니다. 손실과 무관하던 포지션이 수습 과정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강제 청산 절차 자체, 그러니까 부분 청산과 보험 기금과 자동 디레버리징은 두 모드가 완전히 같고 청산 글에 정리돼 있습니다.
정리 순서도 알아 두면 덜 당황합니다. 교차에서 계정 지표가 무너질 때 엔진은 보통 지표를 가장 크게 되돌리는 포지션부터 손을 댑니다. 그래서 명목가가 큰 포지션이 먼저 줄어드는 경우가 많고, 손실 중이던 작은 포지션은 오히려 남아 있기도 합니다. 내가 정리하고 싶은 순서와 엔진이 고르는 순서가 같을 이유가 없다는 점이, 지표가 나빠지기 전에 직접 정리할 것인지를 가르는 대목입니다.
옆 칸 스위치와 헷갈리지 않기. 포지션 모드는 반대 주문이 상계되는지를 정합니다. 단방향은 계약당 순포지션 하나만 들고 있어서 반대 주문이 줄이거나 뒤집고, 헤지는 같은 계약에 롱과 숏을 동시에 들고 각자 진입가와 각자 증거금을 가집니다. 이건 포지션끼리 상쇄되느냐의 문제이고, 마진 모드는 그 포지션들 뒤에 무엇이 서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하나를 바꿔도 다른 하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고, 헤지와 격리를 같이 쓰면 담보가 양쪽에 따로 묶인 채 서로 못 돕는 상태가 됩니다.
배수도 다른 질문입니다. 배수는 같은 규모를 열 때 필요한 초기 증거금을 정할 뿐 유지 증거금률을 정하지 않습니다. 유지 증거금률은 명목가 구간에서 나오고 모드와 무관합니다. 모드를 바꾸면 포지션이 요구하는 금액이 아니라 그 요구를 채울 수 있는 자원이 바뀝니다.
마지막으로 확인 순서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지금 이 계정이 통합인지 분리인지, 담보로 잡혀 있는 자산이 무엇인지, 그 다음이 격리냐 교차냐, 그리고 자동 보충이 켜져 있는지입니다. 앞의 두 개가 뒤의 두 개보다 금액을 크게 좌우하는데도 확인은 대개 반대 순서로 이뤄집니다.
이 전부에서 습관 하나만 남긴다면, 청산가까지의 거리 대신 증거금 비율을 보는 쪽입니다. 교차에서 엔진이 실제로 움직이는 근거가 그 비율이고, 담보 값이 내려갈 때 나빠지는 것도 그 비율이며, 포지션이 가만히 있는 동안에도 계속 변하는 것이 그 비율입니다. 화면 표기와 배치는 거래소마다 다르니 거래소 비교에서 위치를 확인하시고, 그 앞 단계 점검은 안전한 거래소 판별 쪽에 있습니다.
제휴 고지: 일부 링크는 제휴 링크이며, 추가 비용 없이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13. 용어집: 이 주제를 덮는 열두 단어
이 주제를 덮는 열두 단어입니다. 위 내용은 결국 이 말들을 문장으로 풀어 쓴 것입니다.
| 용어 | 여기서의 뜻 |
|---|---|
| 마진 모드 | 포지션 뒤에 어떤 잔고가 서는지 정하는 설정. 배정한 담보인지, 계정 전체인지. |
| 격리 증거금 | 포지션 하나에 배정한 담보. 손실도 거기서 멈추고 버티는 힘도 거기까지. |
| 교차 증거금 | 계정의 가용 잔고가 그 모드의 모든 포지션을 함께 받치는 방식. |
| 증거금 비율 | 받치는 금액과 요구 금액을 비교한 건전성 숫자. 교차에서 엔진이 실제로 보는 값. |
| 유지 증거금 | 포지션 뒤에 남아 있어야 하는 최소액. 명목가 구간이 정하고 모드와 무관. |
| 상계 | 한 포지션의 미실현 이익이 공유 주머니를 통해 다른 포지션의 손실을 받치는 것. |
| 자동 증거금 보충 | 격리에서 유지 수준에 닿으려 할 때 계정 자금을 포지션으로 자동 이체하는 설정. |
| 통합계정 | 현물 보유분까지 한 주머니에 담아 상품 전반의 담보로 쓰는 계좌 구조. |
| 담보 가치비율 | 자산 시장가 중 담보로 인정되는 비율. 정산용 스테이블코인은 대개 전액, 나머지는 그 아래. |
| 포트폴리오 마진 | 포지션 합산이 아니라 포트폴리오 전체의 최악 시나리오로 요구액을 뽑는 별도 모형. |
| 포지션 모드 | 단방향과 헤지. 반대 주문이 상계되는지를 정하며, 무엇이 받치는지와는 무관. |
| 마진 레벨 | 현물 마진의 건전성 숫자. 총자산 ÷ (부채 + 미지급 이자). 차입 지표이지 선물 지표가 아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