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만 개로 산 피자 두 판, 그날이 시작인 줄은 아무도 몰랐다
피자 두 판, 코인 1만 개, 그리고 아무도 받아 주지 않은 4일. 그 결제가 아직 원장에 남아 있어서, 전해 듣는 대신 직접 열어서 읽었습니다.
비트코인 1만 개. 2010년 5월에 한 남자가 피자 두 판을 받는 대가로 게시판에 내건 값입니다. 4일 동안 아무도 받지 않았습니다.
그 결제는 지금도 블록체인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그 이야기를 옮기는 대신, 원본 게시글과 그 거래를 직접 열어서 읽었습니다. 코인을 갖고 있지 않아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읽다 보니 널리 알려진 것과 다른 대목이 몇 군데 나왔습니다.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까지 적었습니다.
1만 개라는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지금 시세로 환산하면 웬만한 사람은 평생 만질 일 없는 액수입니다. 그런데 2010년 5월에는 그 값으로 피자 두 판을 못 시켰습니다.
4일 동안 아무도 받지 않았고, 제안한 사람은 자기가 적게 부른 건 아닌지 되물었습니다. 그 결제가 아직 원장에 남아 있어서, 원본 게시글은 보존된 사본으로 거래는 블록체인에서 직접 열어 같은 날 두 번 읽었습니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 하나
2010년 5월 18일 자정 무렵이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사는 한 남자가 작은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하나 올립니다. 그곳에서는 몇백 명쯤 되는 사람들이 이제 막 생긴 돈 비슷한 것을 두고 떠들고 있었습니다.
피자 두 판에 비트코인 1만 개를 드리겠습니다. 큰 걸로 두 판이면 다음 날 먹을 것도 남을 것 같네요.
그는 토핑 얘기를 한참 합니다. 양파, 피망, 소시지, 버섯. 생선 올라간 건 빼 달라고 씁니다. 치즈만 올린 것도 괜찮다고, 그게 더 쌀 수도 있겠다고 덧붙입니다. 그가 정말 원한 건 자기가 주문하고 챙기는 일 없이 문 앞에 음식이 도착하는 것이었습니다. 호텔에서 아침을 올려 주듯이요.
누가 어느 나라에 사느냐고 묻자, 그는 도시 이름과 우편번호를 그대로 적어 줍니다. 그 게시판이 어느 정도 크기였는지 이 한 줄로 짐작이 갑니다. 저녁을 시켜 먹자고 낯선 사람들에게 우편번호를 내놓는 게 이상하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자연스러운 풍경이었습니다. 이 코인을 받아 주는 가게가 한 곳도 없었고, 돈으로 바꿔 주는 데도 이제 막 생기던 참이었습니다. 코인을 쓴다는 건 게시판에서 사람을 구해 서로 믿고 주고받는다는 뜻이었습니다.
게시판 자체도 생긴 지 얼마 안 된 곳이었습니다. 그 글에 답을 단 사람들의 계정을 보면 게시물이 열 개, 백 개 단위입니다. 나중에 이 이야기가 세계 어디서나 인용될 거라고 짐작한 사람은 그 안에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그건 그냥 한 사람이 저녁을 시켜 먹겠다고 올린 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남자는 그냥 구경꾼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지는 쪽에 있었고, 자기가 만진 것이 바깥에서도 작동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 했습니다. 다만 그가 확인하려던 건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저쪽에서 누가 받아 줄 것인가.
아무도 오지 않은 4일
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습니다. 아무도 피자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제안이 올라온 날 저녁, 계정을 만든 지 얼마 안 된 한 사용자가 지나가듯 댓글을 답니다. 1만 개면 꽤 되네요, 지금 코인 거래 사이트에 팔면 41달러는 받겠는데요. 그러고는 한마디 덧붙입니다. 공짜 피자 얻으시길 빕니다.
이 한 줄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오늘날 이 이야기에 거의 항상 따라붙는 41달러라는 숫자가 여기서 나왔습니다. 공식 시세도 아니고, 누가 그 값에 거래한 것도 아닙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어림한 값입니다.
유럽에 사는 독자 한 명이 나섭니다. 사 주고는 싶은데 유럽에서 미국 피자집에 어떻게 결제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전화로 해외 카드를 받아 주기는 하냐고 묻습니다. 남자는 요즘은 온라인 주문 되는 데가 많다고 친절하게 답해 줍니다. 그 대화는 거기서 끊깁니다.
다른 한 명은 농담 한 줄을 답니다. 피자 먹는 미용사 아는 사람 없냐고요. 웃자고 한 말이었고, 실제로 그게 그 글타래의 분위기였습니다. 아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또 이틀이 흐릅니다. 그렇게 4일째가 됩니다. 게시판에서 4일은 긴 시간입니다. 글은 이미 아래로 밀려 내려가고 있었을 겁니다.
5월 21일 저녁, 그가 자기 글에 다시 들어와 이렇게 씁니다.
아무도 저한테 피자를 안 사 주시네요. 제가 제시한 비트코인 양이 너무 적은 건가요?
다시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는 비트코인 1만 개로는 저녁 한 끼 시켜 줄 사람을 못 구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 본 시세로 그 제안은 원화 1.05조 원어치입니다. 그 돈이 4일 동안 아무한테도 관심을 못 받고 놓여 있었습니다.
두 시간쯤 뒤, 그가 자기 이유를 한 줄로 적습니다. 이 대목이 보통 이야기에서 잘려 나갑니다.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사 봤다고 말할 수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돈을 벌려던 것도 아니고 쓰려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그 문장을 말할 수 있게 되고 싶었던 겁니다. 이게 밥을 사 주나, 안 사 주나. 그건 확인해 보는 수밖에 없는 종류의 질문이고, 확인하려면 누군가 실제로 받아 줘야 했습니다.
5월 22일 저녁
5월 22일 저녁, 그가 다시 글을 씁니다.
비트코인 1만 개를 피자로 무사히 바꿨다는 걸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사진 링크가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주선해 준 사람에게 게시판 아이디로 고맙다고 인사합니다. 세 시간 뒤, 초기 개발자 한 명이 짧게 답을 답니다. 축하한다고, 이정표 하나를 지났다고요. 글타래는 곧 다른 얘기로 넘어갑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중 누구도 그날이 해마다 기억될 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피자 두 판을 받았다는 보고와 축하 한 줄이 전부였습니다. 기념일도, 이름도, 해시태그도 없었습니다. 그건 16년에 걸쳐 나중에 붙은 것들입니다.
남자 본인도 그날 이후 그 글타래에서 특별한 말을 더 하지 않습니다. 하려던 걸 했고, 보고했고, 끝이었습니다.
다만 그동안,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곳에서 한 가지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결제가 2010-05-22 18:16:31 UTC 에 57,043번 블록에 실렸습니다. 그 뒤로 블록이 910,360개 쌓였고, 기록은 그 밑에 그대로 남았습니다.
여기서부터가 우리가 전해 듣지 않고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16년 뒤, 원장을 열었다
이 글을 쓰려고 저는 그 거래를 열어 봤습니다. 계정도 필요 없고 코인도 필요 없습니다. 거래 번호를 조회창에 넣으면 세상 어디서든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값이 정말 그런지 보려고 같은 날 두 번 조회해서 맞춰 봤습니다. 그 거래는 여기 있습니다.
화면에 뜨는 건 대단한 게 아닙니다. 시각, 블록 번호, 들어간 쪽 목록과 나간 쪽 목록. 은행 명세서보다 오히려 단순합니다.
블록은 거래를 한 묶음으로 싸 놓은 것입니다. 대략 10분에 하나씩 닫히고, 한 번 닫히면 그 안의 내용은 바뀌지 않습니다. 이 명세서가 16년 동안 한 글자도 안 바뀐 건 그래서입니다.
먼저 나간 쪽입니다. 출력이 하나뿐입니다. 정확히 1만 개, 주소 하나로. 거스름돈도 없고 받는 사람이 둘도 아닙니다. 동그란 숫자가 지갑에서 한 덩어리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들어간 쪽을 보고 저는 한참을 들여다봤습니다. 이 결제는 131개의 따로 놀던 조각을 긁어모아 만들었고, 그 조각이 전부 같은 주소에서 나왔습니다.
여기서 코인은 통장 잔액 같은 게 아닙니다. 지갑에는 예전 거래에서 남은 조각들이 따로따로 쌓여 있고, 얼마를 보내려면 그만큼 되도록 조각을 주워 모읍니다. 계좌이체보다는 주머니 속 지폐와 동전을 꺼내 세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입력 쪽 모양을 보면 그 주머니에 뭐가 들어 있었는지 보입니다. 제일 큰 조각이 3,753.88 개였습니다. 그다음에 큼직하고 동그란 조각이 줄줄이 있고, 맨 끝에 0.01개짜리 111조각이 얹혀 있습니다. 그거 다 합쳐 봐야 1.11개입니다.
그 자잘한 111조각이 계속 눈에 밟힙니다. 동그란 숫자를 맞추려고 지갑 구석까지 털었다는 뜻입니다. 저녁 한 끼를 시키려고 그렇게 한 겁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앞의 이야기가 조금 다르게 읽혔습니다. 흔히 전해지는 그림은 1만 개쯤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툭 던진 사람입니다. 원장에 남은 모양은 그렇지 않습니다. 약속한 숫자를 맞추려고 조각을 세고 있던 사람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입력을 다 더하면 10,000.99개인데 나간 건 1만 개입니다. 차이인 0.99개는 그 블록을 캔 사람 몫으로 남았습니다.
여기 수수료는 그렇게 정해집니다. 수수료를 적는 칸 같은 게 없습니다. 넣고 안 보낸 만큼이 그대로 수수료가 됩니다. 그때 소프트웨어는 남는 걸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값이 없었으니까요. 제가 시세를 확인한 시점 기준으로 그 남은 조각은 원화 104,283,135원입니다.
하나 더 알아 두시면 좋은 게, 수수료는 보내는 금액하고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거래가 블록에서 자리를 얼마나 차지하는지로 값이 매겨집니다. 이 거래는 23,620바이트로 덩치가 컸습니다. 입력 131개를 다 적으려니 자리를 많이 먹은 겁니다. 지금도 같은 원리이고, 네트워크 수수료가 그렇게 움직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항목 | 원장에 적힌 것 |
|---|---|
| 블록 | 57,043 |
| 블록에 기록된 시각 | 2010-05-22 18:16:31 UTC |
| 입력 | 131조각, 전부 한 주소에서 |
| 가장 큰 조각 | 3,753.88개 |
| 가장 작은 조각들 | 0.01개짜리 111개, 합쳐서 1.11개 |
| 들어간 합계 | 10,000.99개 |
| 나간 것 | 1만 개, 주소 하나로 |
| 수수료 | 0.99개 |
| 크기 | 23,620바이트 |
마지막으로 한 가지가 더 남아 있었습니다. 1만 개가 그 주소에 들어가고 나서, 바로 다음 블록에 전부 빠져나갑니다. 도착하고 9.6분쯤 뒤입니다. 두 조각으로 나뉘어 5,777개와 4,223 개로 갔고, 그중 한쪽이 간 주소는 그날 저녁에 다시 다 비워집니다.
누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주소는 사람이 아닙니다. 원장이 보여 주는 건 코인이 주소 사이를 옮겨 다녔다는 사실뿐입니다. 그래도 시간은 뭔가를 말해 줍니다. 아무도 이 코인을 기념품처럼 다루지 않았습니다. 들어오고, 10분 안에 쓸 만한 크기로 쪼개지고, 계속 굴러갔습니다.
돈을 낸 쪽 주소를 보면 규모 감이 잡힙니다. 그 주소는 살아 있는 동안 81,432개를 받았고 거래가 3,355건입니다. 지금은 먼지만 남아 있습니다. 누가 평생 모은 걸 털어 넣은 게 아니라, 한창 굴러가던 지갑이었다는 뜻입니다.
혹시 직접 보고 싶으시면 지금 해 보셔도 됩니다. 블록 탐색기 사이트를 열고, 위에 걸어 둔 거래를 누르고, 거기서 받는 주소를 한 번 더 누르시면 됩니다. 제가 본 화면이 그대로 나옵니다. 탐색기는 어느 걸 쓰셔도 같습니다. 같은 원장을 읽는 것이라서요.
죽지 않은 주소
코인을 받은 그 주소는 당연히 끊긴 주소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확인만 하고 넘어가려고 열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2010년 그날 이후로 그 주소에 돈이 15번 들어왔습니다. 큰돈은 아닙니다. 다 합쳐 0.00379983개입니다. 그런데 계속 들어옵니다. 7개 연도에 걸쳐 들어왔습니다.
| 날짜 | 코인 | 사토시 | 5월 22일 | 여러 주소에 동시 전송 |
|---|---|---|---|---|
| 2015-04-19 | 0.0001 | 10,000 | ||
| 2017-07-04 | 0.001 | 100,000 | ||
| 2018-10-23 | 0.00001111 | 1,111 | ||
| 2020-02-04 | 0.00141482 | 141,482 | ||
| 2023-01-24 | 0.00001 | 1,000 | ○ | |
| 2023-05-22 | 0.00000546 | 546 | ○ | |
| 2024-05-22 | 0.00000546 | 546 | ○ | |
| 2024-05-25 | 0.00000546 | 546 | ||
| 2024-05-25 | 0.00000546 | 546 | ||
| 2024-07-07 | 0.00000546 | 546 | ○ | |
| 2024-10-07 | 0.0000101 | 1,010 | ||
| 2024-12-13 | 0.00000546 | 546 | ○ | |
| 2026-03-31 | 0.00000571 | 571 | ○ | |
| 2026-05-22 | 0.00055097 | 55,097 | ○ | |
| 2026-05-22 | 0.00066436 | 66,436 | ○ |
날짜를 보시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4건이 5월 22일에 들어왔습니다. 그 결제가 있었던 날짜입니다.
그중 두 건은 같은 날, 한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들어왔습니다. 목록에서 가장 큰 두 건이기도 합니다. 서로 아는 사이였는지, 각자 그날을 기억하고 있었던 건지는 원장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적혀 있는 건 같은 날 오후에 두 사람이 같은 주소를 떠올렸다는 사실뿐입니다.
그리고 사토시 칸을 보시면 6건이 정확히 546사토시입니다.
사토시는 이 시스템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1억분의 1개입니다. 546은 아무렇게나 나온 숫자가 아닙니다. 이보다 작으면 네트워크가 먼지로 보고 전달을 거절하는 경계값입니다. 여섯 사람이 물리적으로 보낼 수 있는 가장 작은 금액을 보낸 겁니다.
누가 누구를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게 아닙니다. 방명록에 이름을 적는 쪽에 가깝습니다. 네트워크가 허용하는 가장 작은 행동이 뭔지 알아내서, 첫 결제가 도착했던 주소에 그걸 해 놓고 간 겁니다. 그 자리에 기념비 같은 건 없습니다. 주소가 기념비고, 세상 어디서든 이름을 보탤 수 있는 기념비입니다.
표를 연도순으로 다시 보시면 한 가지가 더 눈에 띕니다. 2015년, 2017년, 2018년, 2020년에 들어온 것들은 날짜가 제각각입니다. 4월, 7월, 10월, 2월. 그 시절에도 이 주소를 아는 사람은 있었지만 날짜를 맞춰 보내지는 않았습니다. 5월 22일에 맞춰 들어온 입금은 2023년부터 나옵니다. 그 뒤로는 해마다 그날에 들어옵니다. 누가 정하고 공지한 것도 아닌데 날짜가 저절로 모였습니다.
여기서 하나는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합니다. 이야기를 증거보다 예쁘게 만들기 쉬운 대목이라서요. 그 주소에 들어온 게 전부 헌정은 아닙니다. 유명한 주소들에 아주 작은 금액을 무더기로 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번에 수백 개씩 보내기도 합니다. 마음하고는 상관없는 일이고, 그걸 다 순례자로 세면 제가 제 이야기를 부풀리는 게 됩니다.
그래서 기준을 하나 정하고 갈랐습니다. 한 거래에서 열 곳 이상의 주소로 동시에 나간 돈은 헌정이 아니라 살포로 봤습니다. 그 기준으로 15건 중 4건이 살포였습니다. 그중 두 건은 한 거래에서 주소 백 곳이 넘는 데로 나갔고, 한 건은 201곳이었습니다. 남은 11건이 이 주소를 보고 보낸 것으로 보이고, 합치면 0.0037732개입니다.
이 기준은 어림짐작에 산수를 입힌 것이라 약한 데가 있습니다. 진심으로 보낸 사람이 여러 건을 묶어 보내는 지갑을 썼을 수도 있고, 살포하는 쪽이 한 번에 한 주소씩 보내면 제 기준을 그냥 통과합니다. 체인에는 금액과 주소가 적히지 동기가 적히지 않습니다. 그래도 날짜는 남습니다. 살포하는 프로그램은 오늘이 며칠인지 모릅니다.

옮겨 적히며 굳어 버린 것들
이 이야기는 해마다 수천 번 복사됩니다. 그리고 복사할 때마다 앞의 글을 베낍니다. 숫자와 사실은 돌아다니면서 굳습니다. 원본을 읽어 보니 굳어 버린 게 몇 군데 있었습니다.
가장 널리 굳은 것이 41달러입니다. 앞에서 보신 대로 그건 글 열 개 쓴 계정이 지나가며 어림한 값이고, 피자가 도착하기 4일 전에 적힌 숫자입니다.
저는 2010년 5월의 실제 시세도 찾아봤습니다. 그때 한 사람이 손으로 돌리던 환전 서비스가 시세를 공개했고, 그 사이트의 옛 페이지가 보존돼 있습니다. 열어 봤더니 설명글은 남아 있는데 정작 시세표는 제가 읽을 수 있는 사본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그때 얼마였다고 적지 않았습니다.
피자 가게 이름도 그렇습니다. 어느 브랜드였다고 적은 글이 많은데, 글타래에 그 브랜드가 나오긴 합니다. 다만 맥락이 다릅니다. 산 사람이 온라인 주문 되는 피자집이 많다는 얘기를 하면서 자기 집에서 쓰던 데를 예로 든 것뿐입니다. 영수증이 아닙니다. 뭐가 배달됐는지 저는 모릅니다.
주소도 자주 뒤바뀝니다. 그는 글마다 서명란에 후원 주소를 달고 다녔는데, 그 주소와 실제로 1만 개를 보낸 주소는 다른 주소입니다. 대조해 보면 내역도 다릅니다. 이건 틀리기 쉽습니다. 인용문 안에 찍혀 있는 게 서명 주소라서, 사람들이 그걸 옮겨 적게 됩니다.
그 1만 개가 아직 그 주소에 잠들어 있다는 말도 자주 보입니다. 없습니다. 받은 지 10분 만에 다 나갔습니다. 지금 거기 남아 있는 건 그 뒤로 사람들이 보낸 자잘한 금액이 전부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거래를 역사상 최악의 거래라고 부르는 틀이 있습니다. 저는 이 표현이 제일 마음에 안 듭니다. 야박해서만이 아니라 앞뒤가 뒤집혀 있어서입니다. 값이 있는 코인을 그가 날린 게 아닙니다. 값이 붙을 수 있는 물건인지를 알아보러 갔고, 4일 동안 아무한테도 못 떠넘기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를 실수라고 부르려면 그가 묻고 있던 질문의 답을 이미 알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 값으로, 그리고 남는 것
이제 유통기한이 있는 이야기를 할 차례입니다. 앞의 것들은 원장에 박혀 있어서 10년 뒤에 읽어도 같습니다. 아래 숫자는 제가 확인한 그 순간에 맞았고 지금은 이미 조금 틀립니다.
시세는 2026-09-17 11:38 UTC 에 공개 시세 4곳에서 동시에 받았고, 원장은 같은 날 두 번 조회해 값이 같은지 확인했습니다.
| 무엇 | 코인 개수 | 확인 시점 원화 |
|---|---|---|
| 그 결제 | 10,000 | 1.05조 원 |
| 채굴자 몫으로 남은 수수료 | 0.99 | 104,283,135원 |
| 그 주소에 그 뒤로 들어온 돈 전부 | 0.00379983 | 400,261원 |
| 네트워크가 옮겨 주는 최소 금액 | 0.00000546 | 575원 |
원화 값은 Upbit 공개 호가에서 받았습니다. 달러 시세는 4곳에서 동시에 받았는데 네 곳이 서로 0.096퍼센트씩 어긋나 있었습니다. 이 자산에는 공식 시세라는 게 없습니다. 그리고 원화 값에는 한 가지가 더 섞여 있습니다. 국내 시장 값을 환율로 맞춰 보면 대개 조금 높게 나오는데, 그 웃돈은 코인이 아니라 원화로 달러를 사는 값에 붙어 있습니다. 그 얘기는 따로 정리해 뒀습니다.
그때 안 썼으면 얼마인지는 계산하지 않겠습니다. 곱셈 한 번이면 나오고 숫자 두 개를 방금 다 드렸습니다. 그 곱셈이 가리는 게 있어서요. 그 코인에 나중에 값이 붙은 건 이런 일이 먼저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0년 5월에는 값이랄 게 없었습니다. 살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요. 밥을 못 사는 돈은 그냥 표입니다. 누군가는 먼저 해 봐야 했고, 먼저 해 본다는 건 나중에 값이 붙고 나면 터무니없어 보이는 양을 건네는 일이었습니다.
4일의 침묵이 그 시절 값을 제일 정확하게 보여 줍니다. 1만 개로 피자 한 판을 못 시켰습니다. 그게 그때 이 자산의 실제 값어치였고, 어떤 차트도 게시판에 앉아 더 불러야 하나 묻는 사람만큼 그걸 잘 보여 주지 못합니다.
이야기 하나 읽었다고 돈 쓰는 방식을 바꿀 일은 아닙니다. 다만 여기 나온 것 중 셋은 실제로 쓰입니다.
사토시 단위는 결국 만나게 됩니다. 1개가 1억 사토시이고, 이 글에 나온 546사토시 경계는 실제로 부딪히는 선입니다. 지갑에 남은 아주 작은 잔액이 안 보내질 때 대개 이것 때문입니다.
수수료는 금액이 아니라 덩치로 붙습니다. 잔돈을 여러 조각 모아 보내면 큰 걸 한 조각으로 보내는 것보다 비쌉니다. 거래소끼리 옮길 때 값이 그렇게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주소가 지시의 전부입니다. 2010년의 그 결제도 주소가 시킨 곳으로 10분 만에 갔고 전화 걸 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소나 네트워크를 잘못 고르는 실수는 유난스러울 만큼 조심하는 게 맞습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이 글에 적은 것 중 어느 하나도 제가 특별한 권한으로 본 게 아닙니다. 거래 내역도, 주소 내역도, 16년 치 입금 날짜도 전부 열려 있습니다. 누가 허락해 주지 않아도 읽힙니다. 이 이야기가 계속 살아 있는 이유의 절반은 아마 그것일 겁니다. 다들 옮겨 적기만 해도 되는데, 마음만 먹으면 원본을 직접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이 이야기를 예전에는 비싼 실수 쪽에 넣어 뒀습니다. 글타래와 원장을 읽고 나서는 실험 쪽으로 옮겼습니다. 그러고 나니 코인을 볼 때 던지는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얼마짜리냐가 아니라, 뭘 할 수 있고 최근에 누가 그걸 받아 줬느냐입니다. 2010년 5월 비트코인에 대한 정직한 답은 거의 아무것도 못 한다였고, 한 사람이 딱 한 번, 모르는 사람하고, 저녁 한 끼를 해내 봤습니다. 그 뒤에 붙은 건 전부 각주입니다.
이제 막 시작하셨다면 이야기보다 심심한 쪽이 더 쓸모 있습니다. 실제로 사는 절차, 사고 나면 어디에 두는지, 따로 기계를 살 만한 때가 언제인지입니다.
제휴 고지: 일부 링크는 제휴 링크이며, 추가 비용 없이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